“30년 만에 첫사랑과 재회했다.”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남편이 퇴근길에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상사에게 칭찬을 받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 동안 잘된 일을 떠올려보자. 대단한 이벤트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소소하지만 마음을 ‘콩콩’ 뛰게 만든 일 세 개를 꼽아 일기장에 적어보자. 처음엔 1주일간 해보고, 습관을 들여 6개월간 지속한다. 이유를 함께 적는 것도 중요하다. “상사에게 칭찬받았다”고 쓴 다음 “밤을 꼬박 새워 발표 준비한 것을 인정해주셨기 때문”이라고 적는 식이다. 그러면 행복을 맞기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이다.

《긍정심리학의 행복》은 긍정심리학을 통해 행복을 찾는 과정을 알려주는 지침서다. 저자 우문식 씨(사진)는 지난 10년 동안 긍정심리학을 연구하며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긍정심리학은 미국에서 시작된 학문으로, 펜실베니아대 마틴 셀리그만 교수가 창시했다. 불안·우울·스트레스 같은 부정적 감정을 중심으로 인간을 연구하는 프로이드학파의 반대편에 서있다. 개인의 강점·미덕처럼 긍정적 감정에 초점을 맞춰 사람을 본다.

저자는 “행복은 연습하면 누구나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의 과학도구 9가지와 행복의 연습도구 13가지를 이용해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행복의 도구에는 ‘긍정적 정서·강점·몰입·삶의 의미·성취’ 등이 있다.

저자는 긍정적 정서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기아 모터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인선 감독 이야기를 한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200승을 달성한 농구계의 신화 최 감독은 몇 해 전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 최 감독은 스스로의 생활을 돌아보고는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등 암에 걸릴 수 있는 나쁜 습관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수술과 치료를 병행하며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최근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행복의 연습도구에는 ‘축복일기·감사방문·친절·용서·명상’ 등이 있다. 앞서 사례로 든 축복일기를 비롯해 명상, 감사방문 등의 방법을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30년간 매일 명상을 했다”며 “생각을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면 산도 움직일 수 있다”는 잡스의 말을 전한다. 지독한 일 중독자였던 그가 짧은 수면 시간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발상할 수 있었던 건 20대부터 꾸준히 해온 명상의 힘이 컸다는 게 저자의 생각. 그는 “하루 20분의 명상은 6시간 정도의 수면과 맞먹는다”며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행복으로 나아갈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2004년 개인 자격으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한국에 초대했고, ‘N세대’란 말을 처음 만들어냈다. 현재는 한국긍정심리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45세까지 초등학교 졸업장만 가지고 있었다. 남들이 ‘중년의 위기’라 말하는 45세에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했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는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칠 때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긍정심리학이 알려준 행복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