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는다. 올해를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정한 이유다. 강성대국이란 군사적으로 강하고 경제적으로 번성한 나라를 뜻한다.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계획도 100회 생일을 축하하고 마치 강성대국을 달성한 양 선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북한의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다. 연간 100만t의 식량이 부족하고 공장 가동률은 20%가 채 안된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에 대한 우상 숭배를 강요해도 인터넷 시대에 바깥 세상을 알게 된 북한의 젊은 엘리트들에게는 그리 설득력이 없다.

80대 고령이 적지 않은 인민군 지도부는 낡은 군복에 훈장을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주렁주렁 매달아 그 위상을 과시하려 한다. 외부 세계를 잘 모르는 이 늙은이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부를 3대째 계속 누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견고한 주민 감시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북한도 더 이상 경제난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식량만 해도 그동안 중국의 도움을 받아 왔지만 조만간 있을 지도부 교체를 앞둔 중국이 과연 얼마나 더 북한을 감싸줄지 의문이다.

사정이 이렇자 북한은 최근 미국에 접근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 로켓 발사와 관련, “도발에 보상을 해주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호히 말했다. 예정대로 로켓을 발사하면 국제사회의 강력한 응징이 따르리란 것을 북한도 모르는 바 아니다. 11일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대남 비방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에서 친북 정당이 들어서야 다시 퍼주기가 시작돼 남한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북한이 믿는다는 분석을 전문가들은 내놓는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도 그동안 많이 달라진 것을 북한의 늙은 군부 지도자들이 아직 모르는 것 같다. 막말과 욕지거리, 그리고 공갈 협박을 일삼는 북한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는 일부 종북세력이다. 북한 동포를 측은히 생각하고 인류애로 감싸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영토와 가족의 안위까지 위협하며 로켓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몰염치에 ‘이건 아니다’고 냉정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 한국경제신문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