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베트남에 CJ의 음식·영화 심겠다"
“베트남에 제3의 CJ를 건설하겠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베트남을 글로벌 전략의 요충지로 삼았다. CJ그룹은 지난 3일부터 2박3일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2012 CJ 글로벌 콘퍼런스’를 갖고 “중국에 이어 베트남을 발판으로 글로벌화에 주력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이미경 부회장, 이관훈 CJ(주)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손관수 CJ GLS 대표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국내 사업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건전한 산업생태계 조성에 노력하는 한편 CJ의 미래가 해외에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은 평균 연령대가 젊고 연평균 7%를 웃도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중국에 이어 가장 매력적인 국가”라며 베트남에 ‘제3의 CJ’를 건설할 것을 주문했다. 베트남에 CJ의 음식·영화·방송·음악을 심겠다는 전략이다.

CJ가 베트남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인구(약 8600만명)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로 CJ그룹의 주력사업인 방송·엔터테인먼트, 외식, 홈쇼핑 등 문화 산업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아세안지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지리적 중요성도 고려됐다는 게 CJ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은 호찌민시의 경제와 행정을 총괄하는 레 호왕 꾸언 호찌민 인민위원장(시장)과 흐어 응옥 뚜안 호찌민 인민부위원장 등 베트남 주요 인사를 접견하고, 현지 뚜레쥬르 점포와 메가스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정길근 CJ그룹 홍보담당 상무는 “기존 사업 외에 방송 콘텐츠 공급 및 제작, 음악 공연, 영화 제작 및 배급 등 문화 콘텐츠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속 투자로 고용을 늘리고 인력을 양성하는 동시에 사회공헌활동도 강화해 모범적인 외자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는 1996년 베트남에 첫 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2007년 뚜레쥬르를 앞세워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해 지금은 호찌민에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베트남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이자 영화 배급 1위 업체인 메가스타를 인수했다. CJ오쇼핑의 합작회사인 SCJ홈쇼핑은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 껀터 등 베트남 4개 도시에서 24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CJ GLS도 지난해부터 국내 물류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베트남 주요 도시에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 택배 사업을 시작했다.

CJ그룹 계열사 CEO들이 전원 참석해 미래비전을 설정하는 CJ글로벌 콘퍼런스는 2006년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싱가포르 등에서 열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