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잡이 이수근 수완 좋네"…코스닥 업체서 거액 투자받아
방송인 이수근이 운영하는 주점 프랜차이즈 '술집'이 코스닥 상장회사로부터 투자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에는 미스터피자, 태창파로스, 일공공일안경 등 프랜차이즈 법인이 상장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상장업체가 직접 프랜차이즈 회사에 투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회사인 플랜티넷은 ‘이수근의 술집’을 운영하는 투비피엔씨(TOBE P&C)의 지분을 40%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7억원을 신주투자해 지분을 얻게 됐다.

플랜티넷은 특히 단순투자자가 아닌 공동사업계약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의 과반수을 추천해 선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술집' 전 매장에 플랜티넷의 계절별, 방문고객층별로 고려해 디지털음악서비스와 영상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다시말해 적극적인 투자자인 셈이다.

나머지 60%의 지분은 투비피엔씨의 박종길 대표와 이수근이 나누어 갖고 있다. 이 둘은 중학교 동창생 사이로 창업초기부터 동업했다. 투비피엔씨는 술집 외에도 '테지움카페(Teseum Cafe)', ‘비어몬스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수근은 아내인 박지연씨 또한 '옷집'이라는 의류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닥 업체가 이렇게 프랜차이즈, 게다가 위험할 수도 있는 연예인의 이름을 내건 프랜차이즈에 뛰어들게 된 데에는 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플랜티넷은 매장내 배경음악과 매장 내 디지털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는 국내 1위 업체다. 기존의 사업에서 연관성도 있는데다, 새로운 사업으로 미디어업을 추진하면서 투자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플랜티넷 관계자는 "처음 이수근 술집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8월 매장음악, 영상서비스를 계약하면서부터였다"면서 "당시는 종로직영점 하나였지만, 매장의 콘셉트를 보고 소위 '뜨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비피엔씨측이 지난해말 투자자를 구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플랜티넷이 화답했다는 얘기다.

'이수근의 술집'은 지난해 10월부터 가맹점 사업을 시작해 아직 만 일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현재 37개의 가맹점을 오픈했고, 계약이 체결돼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매장을 합하면 45개에 달한다. 1년이 되는 10월말까지 50호점 이상(계약기준) 가맹점이 늘어날 것으로 플랜티넷측은 예상했다.

그는 또 "성실한 ‘국민일꾼’의 이미지가 강한 이수근씨의 캐릭터와 우량 코스닥 상장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어우러져 가맹사업은 기대치를 뛰어넘고 있다"며 "애초 목표는 연내 30개 가맹점이었는데 이 보다 확장 속도가 빨라 내년에는 100호점이 달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술집의 초기 성장세는 프랜차이즈업계, 특히 주점 프랜차이즈쪽에서는 기록적이다"라며 "주점쪽에서 최고의 히트브랜드 중 하나인 와바(Wa-Bar)는 2000년 오픈한 이후 100호점 돌파까지 만 3년이 걸렸다"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