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일정이 각종 '돌발 악재'로 지연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채권단(주식관리협의회) 관계자는 21일 "9월 중순으로 예상했던 하이닉스 매각 본입찰 일정이 예상치 못한 여러 변수들 때문에 10월 초 이후로 연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SK텔레콤STX그룹도 매각주관사를 통해 실사 일정을 연장해 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여한 SK텔레콤과 STX그룹이 실사 연장을 공식 요청할 경우 다음달 2일 끝나는 6주간 실사 일정을 1~2주일 정도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 사장의 사퇴도 매각 일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정책금융공사 측에서 새로운 사장 선임 전까지 매각과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을 미뤄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지난 20일 매각 기준과 절차 등을 담은 본입찰 안내서를 인수 후보 기업들에 발송할 예정이었지만,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른 시일 내 후임 사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지만,이달 말 장관급 인사가 예정돼 있어 인사 시기는 불투명한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단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변수는 최근 반도체 업황 부진이다. 하이닉스 주가는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 주력제품 가격이 폭락하면서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수의향서(LOI) 마감일인 지난달 8일 2만6600원이었던 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19일 1만5600원으로 40일 동안 41% 급락했다. 증권가는 상반기 74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하이닉스가 3분기에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질 경우 인수를 중도 포기할까 우려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