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고민에 빠졌다. 5%선이던 간호사 이직률이 최근 20~30%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떠나는 간호사들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두 가지 방법이 논의됐다. 인사파일 분석과 인터뷰 등을 통해 떠나는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란 의견이 나왔다. 두 번째 제안은 뜻밖에도 문제의 원인을 들춰보지 말자는 것이었다. 일부 간호사가 떠나는 원인을 캐는 대신 대다수가 여전히 근무하는 이유에 초점을 맞추자는 것이었다.

병원 측은 두 번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과거의 나쁜 기억,부정적인 경험은 말하지 않고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그 첫해 간호사 이직률이 30%나 감소했다. 소통이 좋아지고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었다.

《긍정조직혁명》에 나온 이 사례는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들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점은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결함 찾기식 방법'과 '강점 중심의 방법'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물으며 문제나 결함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게 결함 찾기식 방법이다. 강점 중심의 방법은 좀 다르다. 최선은 무엇이고 잘되고 있는 점은 무엇인지 등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들은 긍정적인 관점에서 조직의 문제를 바라보고 강점의 측면에서 바람직한 모습들을 그려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긍정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보다 좋은 것,가능성,진실성,우수성 등에 대한 탐색을 통해 좀 더 빠르고 민주적이며 에너지가 충만한 조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초점을 맞추는 것에 행동과 에너지가 집중되며 그 결과가 현실이 되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조직은 스스로 연구하고 질문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는 설명도 마찬가지다.

저자들은 '긍정조직혁명'이 5가지 기본원리에 기반하고 있어 성공적인 조직 변화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성원들의 참여와 대화''긍정적인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질문''경험과 스토리를 빛나게 하는 은유''미래 조직의 긍정적 이미지에 대한 예상''긍정의 힘과 에너지 중시'다. 조직의 문제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저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