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망 중립성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폭증시키는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동통신사와 콘텐츠제공업체(CP)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NHN은 지난 6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으로 프로야구를 실시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경기(3시간 기준)를 시청하는 데 700MB의 데이터 전송량이 필요하다. NHN에 따르면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1만명을 웃돌아 한번에 7TB 데이터 트래픽이 소요된다. 이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프로야구 열기가 달아오르면 지금보다 수십배 이상의 데이터 전송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이통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통사들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의 mVoIP 기능을 월 5만5000원 이상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에게만 허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음성 통화 수익을 줄이고 망 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마이피플 mVoIP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5만시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통사와 콘텐츠 제공업체 간 갈등의 중심에는 망 중립성 문제가 놓여 있다. 망 중립성은 이통사 같은 통신망 제공업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사업자들도 유 · 무선 인터넷망을 사용할 때 어떤 차별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통신망을 누가 얼마나 쓰든 불이익을 주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다. 하지만 카카오톡 포털업체 등 무선 통신망을 많이 쓰는 사업자는 망 사용료를 따로 내야 한다는 것이 이통사들의 주장이다.

지난 14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진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이 자리에서 이석채 KT 회장은 "망 부하를 일으키는 업체는 적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유럽은 통신사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국은 인터넷 회사 등 콘텐츠 사업자 입장을 더 고려하는데 우리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이용자가 데이터를 구입해 어느 곳에 쓰든지 이통사가 상관할 문제는 아니다"며 "망 중립성이 흔들리면 모바일 콘텐츠 산업이 자리잡기도 전에 고사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 이동통신사 포털업체 등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망중립성포럼을 만들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