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 데뷔한 새내기주들이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과 3일 유가증권시장에 각각 상장한 세아특수강,KT스카이라이프 등은 첫날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으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반면 골프존,KMH,엘티에스 등은 상장 첫날 하락세를 보인 뒤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공모주들의 이 같은 상반된 행보는 지난달 증시 조정 후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별 인지도나 펀더멘털(내재가치),공모가 수준 등을 까다롭게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희비 교차되는 새내기주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증시에 데뷔한 25개 종목 가운데 11개는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지만 14개는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21일 상장한 현대위아 주가는 공모가(6만5000원) 대비 무려 124%나 뛰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티피씨글로벌(83%),일진머티리얼즈(73%),일트론바이오(50%) 등도 꽤 많이 올랐다.

그러나 다나와(-46%),KMH(-38%),케이아이엔엑스(-36%),딜리(-33%) 등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분기 이후부터는 새내기주들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으로 나뉘어져 상반된 길을 걷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세아특수강은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3거래일 만에 공모가 대비 37%나 주가가 뛰었고,KT스카이라이프는 공모가 대비 18.2% 올랐다. 반면 코스닥시장의 티케이케미칼,골프존,KMH 모두 상장일부터 주가가 급락해 지금까지 공모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옥석 가리기' 뚜렷해진 투자성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기업의 펀더멘털에 따라 새내기주 희비가 엇갈린다고 분석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예전에는 기업의 펀더멘털에 관계없이 '새내기주'를 테마로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투자가들이 기업별 인지도,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 여력 등에 따라 까다롭게 선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아그룹 계열의 세아특수강,KT의 계열인 KT스카이라이프처럼 대기업 그룹 안에서 탄탄한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들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코스닥 상장 업체들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모가 산정의 적정 여부도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통해 시장에서 고스란히 평가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기관대상 수요예측에서 65.06 대 1의 경쟁률로 1만8500원을 초과한 가격대를 써낸 기관이 33곳(25.2%),1만7000~1만8500원 가격대를 희망한 기관이 40곳(24.7%)에 달했지만 공모가는 희망 밴드(범위)의 최상단인 1만8500원보다 낮은 1만7000원으로 정했다.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잡은 결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세아특수강도 저평가됐다는 리포트들이 나오면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골프존은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초과한 8만5000원에서 결정됐고,일반 청약에서도 209.64 대 1의 경쟁률로 3조5000억원의 증거금을 모았지만 상장 첫날 9%가량 하락한 뒤 현재 공모가를 5%가량 밑돌고 있다. KMH도 공모가 대비 38%,티케이케미칼은 18%,엘티에스는 15%가량 공모가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