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단행된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 소속부제 개편의 '약발'이 '투자주의 환기종목'에만 먹히고 있다. 우량기업부와 중견기업부 등 다른 소속부의 주가는 코스닥지수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환기종목들의 주가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환기종목들이 받는 주가 불이익이 크다보니 거래소의 환기종목 선정이 제대로 이뤄진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실제 소형주 전문 분석업체인 네비스탁에 따르면 환기종목과 일부 비환기종목이 재무건전성과 질적 평가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업,환기종목 못지않게 위험

네비스탁은 2일 환기종목 33개와 비환기종목 중 재무구조가 부실한 회사 26개를 비교 평가했다. 자기자본과 시가총액,이익 규모,매출액 등 6개 상장요건 중 3개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종목들이다. 지아이바이오,피에스앤지,스카이뉴팜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거래소가 환기종목 분류 기준으로 밝힌 수익성비율,부채비율,영업현금흐름 등이 비교 근거가 됐다.

수익성과 관련해 올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된 기업은 환기종목 중에선 45%인 15개였다. 비환기종목에선 13개 종목, 52%였다. 비환기종목이 환기종목보다 비율로는 더 높았다.

현금흐름과 관련해서도 유동비율이 200%에 못 미치는 등 부실 기업이 환기종목 중에서는 72%였지만 비환기종목에서는 73%였다. 자본잠식에서도 미지정 기업들의 비율이 더 높았다. 시가총액에서는 미지정 기업 중 21개가 환기종목들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공시위반과 회계기준 변경,횡령 · 배임 등 질적변수를 통한 평가에서는 환기종목 가운데 73%가 평가항목 중 2개 이상의 문제가 발견된 반면 비관리종목에서는 이 비율이 43%였다. 하지만 4개 이상의 문제가 있었던 기업은 환기종목(6%)보다 비환기종목(12%)이 더 많았다.

◆태창파로스,아이넷스쿨 등 주의해야

미지정 기업 중 태창파로스,아이넷스쿨,터보테크,위지트,뉴로테크 등이 재무제표 등 양적평가에서 환기종목만큼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비프리시젼과 엔터기술은 질적평가에서 위험요소를 안고 있었다.

엄상열 네비스탁 연구원은 "환기종목들의 위험성이 비환기종목들보다 상대적으로 컸지만 일부 비환기종목은 환기종목 못지않게 부실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기피종목된 환기종목

지정 한 달째를 맞은 환기종목들은 주가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1일까지 엘앤피아너스가 53.96% 급락한 것을 비롯해 33개 종목 중 15개가 20% 이상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소속부별로도 우량기업부(-5.08%)와 중견기업부(-4.98%)는 한 달간 코스닥지수(-5.43%)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줬지만 환기종목들은 평균 13.23% 떨어졌다.

태창파로스(4.25%),아이넷스쿨(14.27%) 등 환기종목 미지정 부실종목들의 주가가 오히려 오른 것과 대비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