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청에서 11일 진행된 '찾아가는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는 오전 10시부터 예비창업자들로 북적였다. 70여개 업소가 신청한 방문상담은 시 전역에서 이뤄졌다. 시내 곳곳에는 새만금축제 개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새만금 개발이 군산 지역경제를 살리는 성장동력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자영업자들은 그러나 새만금의 온기가 지역상권을 데우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발 멀티숍 업그레이드 방안

나운1동 주공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신발 멀티숍 '산타'를 운영하는 김필순 사장(53)은 "능력이 천차만별인 직원들을 효율적으로 교육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숙녀화 남성화 운동화 브랜드화 등 취급 상품이 1만여종에 달하고 매장이 넓어 직원들을 일일이 교육하기가 어렵다"며 "일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금세 그만둬버려 난감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264㎡(80평) 규모인 이 가게의 직원 수는 5명이며,하루 매출은 100만~200만원이다.

한경자영업지원단의 신사순 경영컨설팅연구소장은 "체계적인 교육 매뉴얼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신 소장은 "매장 규모가 커 사장이 모든 것을 신경쓰기엔 한계가 있다"며 "사장이 없어도 직원들이 일관된 판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영순 이화음악학원장(컨설턴트)은 신발을 단순 진열해 멀티숍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쇼윈도에 상품을 진열하는 것은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유인이 된다"며 "상품 종류별로 그룹을 구분해 진열하라"고 조언했다. 가시성이 떨어지는 간판도 조명을 설치해 멀리서도 눈에 확 띄게 하거나 새 간판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상호는 신발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


◆소상공인지원센터 활용을

장재동에서 상담장을 찾아온 장선옥 씨(49)는 전업주부로 살아온 예비창업자.장씨는 "남편 사업의 순익이 월 200만원도 채 안 돼 생계비와 자녀 학비를 벌기 위해 5000만원으로 창업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장은 "초보 창업자는 한두 번 실패하게 마련이므로 창업자금을 올인해서는 안 된다"며 "3000만원을 창업비로 쓰고 나머지 2000만원은 예비비로 남겨둘 것"을 권유했다. 이 소장은 "자영업에는 문외한이므로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자영업소에 취업해 6개월 이상 반드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정부가 시행하는 '직업능률개발계좌제'를 활용,정부보조금을 받아 조리사 자격증을 딴 뒤 음식점을 여는 방안을 제시했다.

나운동에 사는 김철우 씨(60)는 과거 부동산중개업을 했던 경험을 살려 다시 창업하려는 케이스.김씨는 2005년까지 건당 매매금액이 큰 토지를 중심으로 부동산중개업을 했고,이후 택시기사를 하다 사고로 몸을 다쳤다. 그는 "건강이 회복돼 다시 부동산중개업을 하려는데 자금 지원을 받을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박주성 한국소호창업컨설팅 원장은 "소상공인지원센터에 문의하면 이자가 싼 창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며 "업종 특성상 창업자금 1000만~2000만원이면 충분해 새마을금고나 신협을 찾아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지원단은 12일 경기 안양시를 찾아 방문 컨설팅과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군산=강창동/조미현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