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대기업들이 대학 및 마이스터고와 연계한 이공계 인재 육성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국내 연구 · 개발(R&D) 인력을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기업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한양대와 '소프트웨어학과 설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양대는 내년부터 컴퓨터공학부에 소프트웨어학과를 신설하고 매년 30명의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 한양대는 입학생 전원에게 2년간 장학금을 주고 삼성전자와 협의해 실무 중심의 맞춤형 전문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학년2학기 때 채용 전형을 통해 선발한 학생들에 대해 취업을 보장하고 3,4학년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기기 확산으로 전자제품 경쟁력의 핵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고 있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고급 인력 양성 기반은 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991년부터 소프트웨어 등 IT(정보기술) 분야의 재능 있는 대학생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멤버십'을 도입해 작년까지 300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올해는 경북대에 모바일공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30명을 뽑기 시작했다. 입학생에겐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취업을 보장하고 있다. 2006년엔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2007년엔 같은 학교에 휴대폰학과를 신설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 양해각서를 맺고 향후 10년간 마이스터고 졸업생 1000여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키로 했다. 현대차는 지원 대상 학생들을 상대로 방과후 교육,방학기간 단기 집중 교육,현장실습 프로그램 등 단계별 집중 교육을 통해 자동차 첨단기술 분야의 맞춤형 전문기술 인력으로 길러낼 계획이다. 현대차 사내 직업훈련원의 교육 전문가와 강사를 마이스터고에 파견하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500만원 안팎의 학업 보조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LG전자도 2004년 도입한 산학연계 프로그램인 'LG 트랙'을 올해부터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대,KAIST 등 전국 13개 대학과 산학협약을 맺고 올해에만 160여개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1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연구에는 해당 대학 및 학과를 졸업한 LG전자의 임원급 연구원들이 참여해 제품 개발과 연계할 방침이다. 맞춤형 장학생을 선발해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학위 취득 후 LG전자에 입사하도록 할 방침이다. 3 · 4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는 특별 강의를 개설하고,우수 학생에게는 인턴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남궁 덕 중기과학부장(팀장),이건호(지식사회부) · 손성태(증권부)차장,주용석 · 이정호 · 김일규(경제부),박동휘 · 김현예(산업부),이준혁 · 이해성 · 정소람(중기과학부),남윤선(정치부),심은지(건설부동산부) 기자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