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동양기전 차장(사진)은 굴삭기 등 건설기계에 사용되는 '센서부착형 고압 · 고속 유압실린더'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유압실린더는 펌프에서 나오는 높은 압력을 받아 기계에 힘을 전달하는 기기다. 이 제품은 사람 없이도 땅을 팔 수 있는 자동 굴삭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동양기전은 세계적으로 자동 굴삭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던 2005년 센서부착형 고압 · 고속 유압실린더의 개발을 시작됐다. 두산인프라코어 등 건설기계 업체들은 그 무렵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을 세팅하면 자동으로 정해진 넓이의 땅을 일정 깊이로 파는 로봇굴삭기를 개발하기 위해 경쟁했다.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위험지역 등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동양기전은 2006년부터 3년여 동안 지식경제부의 부품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금 47억원을 지원받아 기술 개발에 투입했다. 제품 개발의 초점은 센서를 부착해 유압실린더를 자동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과 높은 압력을 통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춰졌다.

유압실린더의 압력은 기존 350바(bar · 압력단위)에서 400바로 대폭 강화했다. 국내외 경쟁사 제품들의 압력이 평균 350바 수준인 걸 감안하면 성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또 높은 압력에 따른 충격을 최대 70%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압실린더는 영하 50도에서 영상 100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혹한의 극지뿐 아니라 뜨거운 적도 지역으로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은 건설장비와 해양설비 방위산업장비 제철장비 엘리베이터 농기구 등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동양기전은 이 제품을 굴삭기를 제조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일본의 히타치,코벨코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이 제품으로 33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매출액이 연간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차장은 "엔진의 에너지 소비를 절감해 효율을 더 높인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