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법인의 주주총회가 31일 사실상 마무리된다. 유가증권시장 법인 64곳,코스닥 316곳 등 총 380곳의 주총이 이번 주에 열릴 예정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회사 5곳의 주총은 다음달 열린다.

◆표대결 예고한 주총들

29일 열릴 예정인 IT(정보기술) 부품업체 에이치앤티 주총에서는 주가조작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정국교 전 대표(전 민주당 국회의원)가 주주 제안으로 이사 후보에 올랐다. 정 전 대표가 2008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영입한 조서현 대표 등 현 경영진은 보유 지분이 없어 경영권 수성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표를 모으고 있다.
정씨는 이 회사 대표로 있던 2007년 400억원대 주가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4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6월과 벌금 130억원,추징금 86억원을 선고받았다. 에이치앤티의 최대주주인 에이치앤티이엔지(지분율 38.92%)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던 정 전 대표는 벌금을 납부하기 위해 이를 작년 11월 투자회사인 투웨이에 처분했다. 정 전 대표와 투웨이 측은 에이치앤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이번에 정 전 대표를 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오는 31일 열릴 디스플레이장비업체 큐앤에스 주총에서는 최대주주(현 경영진)와 2대주주가 이사 선임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2대주주 이연희 씨 측(지분율 16.77%)은 임기가 끝나는 최웅수 이사(최대주주) 자리에 자신 등 11인을 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구조조정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서울인베스트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해 관심을 끌고 있는 인선이엔티 주총은 30일 열린다. 서울인베스트 측은 "경영진 퇴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 전횡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유다.

◆실적 부진 따른 이사 교체 요구 '봇물'

이사진 교체를 주요 안건으로 내건 곳도 많다. 31일 주총을 여는 피혁업체 엠엔에프씨는 김동식 이사 등 8명을 부실 경영 책임을 물어 해임할 예정이다. 이 회사 사외이사인 허진호 감독(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도 해임 대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난 11일 예정이던 주총을 갑작스레 연기해 소액주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엔터테인먼트 업체 웰메이드스타엠의 주총은 28일 열린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회사 경영권을 인수한 제이이오엔컴퍼니 측에서 지난달 24일 공시한 이사진 중 일부 교체를 요구해 일정을 부득이하게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스타엠은 지난해 44억여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투자한 2편의 영화에서 큰 손실이 난 게 주요 원인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