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올해 안에 한국 내 부동산 투자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회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부동산 투자 부문인 '모건스탠리 리얼 에스테이트 인베스팅(Morgan Stanley Real Estate Investing)'은 한국 부동산 시장 내 투자활동을 중단하고 다른 아시아 지역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한국 부동산 투자를 담당했던 팀원들도 연내에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철수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외국 부동산 기업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 환경 탓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오피스빌딩 전문가들은 서울역앞 옛 대우빌딩(서울스퀘어)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게 결정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대한전선 신영 등 국내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7년 말 서울스퀘어를 빌딩거래 사상 최고가인 9700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빌딩가격이 하락하고 리모델링 후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발생해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빌딩 정보업체 관계자는 "이 빌딩을 팔면 당장 2000억~300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옛 대우빌딩 투자는 모건스탠리 역사상 최악의 투자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서울스퀘어에 투자하기 전에는 한국에서 적지 않은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부동산 투자에 나선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명동 신영증권빌딩과 종로 거양빌딩,분당의 대우통신사옥 삼성플라자 등에 투자해 많은 이익을 남겼다. 분당 대우통신사옥 투자에선 3년 만에 순투자자금 대비 400%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주로 국내 금융회사 차입을 바탕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방법을 활용했다. 매입자금 중 자기자본은 20% 미만이며 60~70% 정도는 국내 금융회사,20%는 임대보증금 등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오피스빌딩 매매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국내 오피스빌딩을 매입하는 거의 대부분의 외국투자자들이 국내 금융기관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외국 투자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큰 재미를 봤지만 2007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손해를 보는 곳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