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에 싹을 틔우고,물고기의 행동을 통해 약물 효과를 검사한다. "

'1인 창조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지원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가진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은 열악한 환경에서 1~3명이 모여 틈새 시장용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마음 속엔 글로벌 기업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7일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체 지원 기업은 341곳으로 총 193억원의 대출보증이 이뤄졌다. 이들은 기술보증기금 심사를 통해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은 기업들이다.

창업은 유 · 무선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스마톡컴퍼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징크스'를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SNS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때 나오는 단어 패턴,또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나타나는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해 징크스를 찾아내는 서비스다.

박인양 대표는 "가령 영업사원이 이 앱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뽑아 보니 '오후 3시께 종로 지역에서 가장 고객을 많이 만났다'든가, 또는 운동선수가 '시합 전 연습을 20분 했을 때 가장 승률이 높았다'는 식으로 본인이 몰랐던 관련 통계를 파악할 수 있다"며 "과학적 설득력은 다소 떨어져도 남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솔리지는 지식기반 골프스윙 분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모션캡처 기술을 이용해 스윙 궤도,체중 이동 등의 잘못된 점을 찾아준다. 지금은 고화질 카메라를 이용해야 하지만 일반 카메라나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도 분석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누리스코프는 USB 3D 모니터를 개발하고 있다.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더라도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모니터로 파워 케이블 대신 USB 케이블 하나로 영상과 전력을 동시에 수신받는다.

이산은 폐지 활용 종이를 갖고 엽서나 명함 등을 만드는 1인 창조기업이다. 이 회사는 종이에 씨앗을 삽입하는 게 특징이다. 종이 위에 물을 뿌리면 4~5일 후 새싹이 돋아나고 4~5주간 기를 수 있다. 지금은 관광엽서 등에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제품 카탈로그 등의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대량 생산 여부가 사업화의 관건이다.

비젭은 물고기 행동을 측정하는 약물 테스트 전문 기업을 꿈꾸고 있다. 물고기에 약물을 주입한 후 행동을 관찰해 약물의 반응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실험용 동물로는 다양한 종이 쓰이지만 물고기는 상대적으로 관찰이 용이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디라이트는 가정용 소형 자외선 조사기를 개발 중이다. 김규태 대표는 "건선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완치가 힘든 질병들은 사회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대형병원,의료기기 업체들의 연구도 더딘 분야"라며 "소외된 틈새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이 1인 창조기업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음식물 분야에서도 1인 창조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바람마을마켓은 컬러감자를 이용한 서주(강원도 전통 감자 술)를 만들고 있으며 나루아토는 꽃송이발효현미강버섯을,소반푸드는 양념뱅어포 스낵 등을 개발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