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창업에서 복합형 점포가 뜨고 있다. 기존 매장 내에 '숍인숍' 형태로 신규 아이템을 취급하는 매장이 증가하고 있으며,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복수 아이템을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등장했다. 복합형 점포란 하나의 점포에서 두 가지 이상의 주력 아이템을 취급하는 곳을 말한다.

판매업에 여타 서비스 기능을 더하거나 복수의 주력 아이템을 취급하는 외식업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시장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영상 FC창업코리아 기획팀장은 "복합형 점포의 강점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함께 취급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수요를 확대해 점포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고 말했다.

◆판매+여타 서비스업 인기

서울 신도림동에서 국내 최초의 유기농 화장품 전문점 '닥터올가팜'을 운영하고 있는 진미경씨(39)는 지난 4월 매장을 열 때 소형 피부관리실을 함께 설치했다. 33㎡ 규모의 매장 코너에 칸막이 커튼을 활용해 별도 공간을 확보했다. 얼굴 마사지의 경우 1회 이용료가 3만원으로 하루 평균 3~4명이 이용해 월 3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진씨는 "물건을 사러 왔다가 자연스럽게 피부관리를 이용하는 사례도 많아 매출 증가와 함께 단골을 늘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8월 인천 구월동에 문을 연 333㎡ 규모의 아동용 영어 카페인 '키즈 리퍼블릭'은 카페와 수입 아동복,명품 도서 판매,네일아트숍까지 접목한 복합 매장이다. 주부들이 차를 마시는 동안 자녀들은 영어책을 읽거나 원어민 교사와 스토리텔링을 한다. 2시간 이용료는 아이 1만원,부모 5000원.키즈 리퍼블릭을 운영하는 이윤진씨(35)는 여성들이 한곳에서 여러 가지를 하고 싶어한다는 점에 착안해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뽕뜨락피자'는 예비 창업자들이 원할 경우 피자점과 함께 도서대여점 시설을 만들어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외식업에도 복합매장 확산

서울 강남권에서 1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토종 커피 전문점 벨라빈스커피는 점포 한쪽에 '스위티 & 젤리숍'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 유통업체인 예스통상과 독점 판매계약을 맺고 유럽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탕,젤리 등을 팔고 있다. 이진원 벨라빈스 대표는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사무실에서 먹을 간식용으로 제품을 사가는 여성 직장인들이 많다"며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효자 아이템"이라고 소개했다.

네네치킨은 기존 점포의 매출 증대를 위해 작년 말 새로 론칭한 구이치킨 '네네 따블구이'를 기존 점주들에게 보급해 동일 매장에서 프라이드와 오븐구이 치킨을 한꺼번에 제공하고 있다. 전국 970여개 매장 중 150곳이 이들 두 브랜드의 치킨을 만들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치킨 매장에 피자점도 추가할 계획이다. 강영수 중계본동점 대표는 "구이치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샤부샤부로 유명한 '채선당'이 운영하는 대게요리 전문점 '대게도락' 서울 본점은 1층 출입구에 베이커리 코너를 만들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밤과 낮의 업종을 변화시켜 매출을 늘리는 업체도 등장했다. '멘무샤'는 낮 시간에 일본 라면을 팔고,밤엔 사케 전문점으로 변신한다. 생맥주 전문점 '치어스'는 술 손님이 적은 점심 및 오후 시간대에 주부와 어린이들을 겨냥해 돈가스 등 간단한 식사 메뉴를 제공해 매출을 늘리고 있다.

◆상호 보완적 아이템 찾아야

섣불리 매장 복합화를 시도하면 점포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 주력 업종의 매출 비중을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복합매장을 꾸밀 때는 기존 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하고,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기존 주력 메뉴와 부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템을 고르는 게 성공 포인트"라며 "커피 전문점에다 피부관리 서비스처럼 궁합이 맞지 않는 서비스를 추가해 실패한 매장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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