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원 때문에…커피종이컵 쓰레기 '비상'
커피전문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회용컵 배출량이 우려할 만한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재활용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들 중 30% 정도만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빅3인 스타벅스(매장 수 320개),엔제리너스(245개),할리스 커피(236개) 등은 지난해 약 1억잔을 팔았다.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5300만잔을 팔았고 나머지 두 업체들이 2000만여잔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2006년(2700만잔)보다 4년 만에 두 배가량 급증했다. 이들 중 종이컵 등 일회용컵의 비중은 80~90%이며 다회용기인 머그컵 사용률은 10~20%대에 머물고 있다.
문제는 이들 종이컵의 재활용률이 낮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현재 회수율이 30%다. 지난해 5200만개의 종이컵 중 1500만개 정도만 재활용한 것이다. 다른 업체들의 재활용률이 이와 비슷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8000만~9000만개의 종이컵 중 7000만개 정도가 쓰레기로 버려졌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 빅3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커피전문점 시장(총 1500여개)의 50%에 달한다. 즉 지난해 재활용되지 못한 커피전문점 종이컵은 1억4000만개 정도인 셈이다. 2007년 말 보증금제도가 폐지되기 전 3000만개 였던것에 비하면 2년여만에 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2007년까지만 해도 커피전문점의 컵 회수율은 50%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들과 환경 전문가들은 "컵 보증금제도 시행 중에는 회수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컵 보증금제도란 고객이 밖으로 들고 나가는 일회용 컵에 대해 개당 50원을 받고 되가져 오면 동일금액을 즉시 환불해주는 제도다. 2003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업계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환경부는 2008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이를 폐지했다.
보증금이 폐지되자 회수율은 물론 머그컵 사용률도 40%에서 10~20%대로 낮아졌다. 현행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커피전문점들은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이들에게 머그컵에 주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고객이 안에서 마시다 갖고 나갈거라고 하거나 머그컵이 싫다고 하면 종이컵에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희 자원순환연대 기획팀장은 "보증금 제도와 같은 강한 유인 동기가 있어야 고객들의 재활용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