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아파트의 단위면적당 분양가격이 중 · 대형보다 중 · 소형이 높은 이른바 '분양가 역전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주택 분양가의 경우 대부분 중 · 대형이 중 · 소형에 비해 높게 책정돼 왔다. 중 · 대형의 개발수익률이 중소형보다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불황으로 중 · 대형 수요가 급격히 줄고,공급 과잉까지 맞물리면서 이 같은 역전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지난달 선보인 의왕시 내손동 '우미 린' 단지의 3.3㎡당 분양가를 중형인 110㎡(33평)형은 1445만원으로 책정했으나 대형인 169㎡(51평)형은 1415만~1429만원으로 매겨서 청약을 받았다. 중대형이 3.3㎡당 30만~16만원 낮게 결정된 것이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중대형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적고,경기 침체 여파로 선호도가 중소형보다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분양 면적이 125㎡ 이상인 중 · 대형에서도 크기가 클수록 단위당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즉 크기가 클수록 3.3㎡당 분양가가 낮게 매겨지고 있는 것이다.

대림산업이 지난 8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분양한 '신당 e-편한세상'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146㎡(42평)형은 1918만원,151㎡(45평)형은 1932만원이었다. 하지만 178㎡(53평)형은 이보다 70만~84만원 낮은 1848만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올 4월 높은 청약률로 침체된 분양시장에 불을 붙은 인천 청라지구 '한라비발디'도 3.3㎡당 분양가가 131㎡(39평)형은 1111만원,146㎡(44평)형 1110만원,171㎡(51평)형은 1105만원으로 크기가 클수록 분양가가 낮았다.

지난달 나온 청라지구 '반도유보라'도 3.3㎡당 분양가가 126㎡(38평)형은 1163만원,127㎡(38평)형 1137만원,155㎡(46평)형은 1125만원이었다. 동부건설이 이달 초 흑석뉴타운에서 공급한 '센트레빌'도 크기에 따른 분양가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한편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분양가 역전은 경기가 회복과 중대형 공급 과잉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