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치러진 고려대 응원축제 '입실렌티'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행사는 무난히 끝났지만 매년 계속되는 티켓 값 인상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려대 응원단은 대학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입실렌티' 티켓 가격을 지난해보다 1000원 인상한 1인당 8000원으로 책정해 판매했다. 응원단 관계자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예인 섭외 비용의 상승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2004년 4000원이던 티켓 값을 2005년 5000원,2006년 6000원,2007년 7000원,올해 8000원까지 해마다 인상했다. 축제 티켓이 총 1만7000장인 걸 감안하면 올해는 티켓 수입만 1억3000여만원이 생긴다. 고대 응원단은 이외에도 기업지원금,특별기구 기금,학교앞 상점 스폰서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의 하루 행사에 수억원의 돈이 오간다는 말이다.

고려대의 한 학생은 "등록금 올리는 것은 비난하면서 입장료 올리는 건 항상 당연시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열린 연세대 '아카라카'도 사정은 비슷하다. 연세대 응원단도 2004년 5000원에 이어 2005년 6000원,2006년 7000원,지난해에는 1만원으로 전년 대비 43%를 인상했다. 지난해 너무 높은 인상률로 연대 총학생회가 전면 보이콧하려 해 축제가 무산될 뻔 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해 너무 올렸다는 지적에 따라 동결했지만 여전히 비싸다는 게 학생들의 하소연이다. 학생들은 "티켓 가격을 5년 만에 두 배로 높여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인상요인이 있는지 축제의 예 · 결산안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대학축제에서 유료티켓을 판매하는 곳은 고대와 연대뿐이다. 공교롭게도 두 학교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축제 티켓 가격을 똑같이 100% 인상했다. 국내 명문 사학의 라이벌로 불리는 두 학교가 '누가 누가 티켓 가격 인상 잘하나'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흔히 대동(大同)제로 불리는 대학가 축제에서 '크게 하나되자'는 축제의 취지를 찾아볼 수 없는 형국이다. 등록금 인상률보다 높은 티켓 값 인상률에 대해 "대학생들의 축제장이 아니라 가수들의 콘서트장으로 변했다"는 학생들의 푸념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