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블루칩(대형우량주)의 강세를 등에 업고 닷새 연속 상승해 장중 1300선을 밟았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인 대형주 가운데 31개가 올 들어 50% 넘게 급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주들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상향되고 있어 추가 상승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대형주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목표주가가 75만원까지 상향 조정되면서 8개월 만에 장중 60만원대에 오르기도 했다.

올 들어 주가가 50% 이상 급등한 대형주가 속출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연일 순매수에 나서며 국내 대표주를 담고 있고 자산운용사들도 대형주 편입을 늘릴 태세다. 다만 단기에 급등한 만큼 추가 상승엔 1분기 실적이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삼성전자 8개월여 만에 60만원 터치

6일 코스피지수는 1.10% 오른 1297.85로 장을 마치며 1200선에 오른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장중 2.46% 급등하며 1315선까지 올랐지만 막판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박스권 장세에서는 중소형주가 힘을 냈지만 최근 상승장은 대형주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31개가 50% 이상 주가가 급등했고 71개는 30% 넘게 올랐다.

하이닉스는 이날 12.30% 급등, 올 상승률이 111.19%에 달한다. 세원셀론텍(119.66%) 한솔LCD(113.85%) 한미반도체(107.59%) 등도 올 상승률이 100%를 넘는다. 삼성전자도 장중 61만3000원까지 뛰며 작년 7월24일(61만4000원) 이후 처음으로 60만원대를 밟았다. 장 막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0.17% 오른 59만4000원에 마감했지만 닷새째 상승세로 올 들어 31.71% 올랐다.

올 들어 50% 이상 급등한 종목은 대부분 대형주다. SK케미칼은 올해 초 2만6950원에서 5만2600원으로 95.18% 급등했고 엔씨소프트(89.16%) 효성(72.77%) 한화(71.69%) 대우증권(57.81%) 등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원선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확신이 생겨나는 동시에 대형주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놓는 대기업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량주 목표주가 잇달아 상향

대표적으로 최근 급등세를 타고 있는 정보기술(IT)주는 환율 효과로 실적 개선이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예상 실적을 낮게 잡았던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경쟁적으로 올리며 IT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굿모닝신한증권이 지난주 목표주가를 61만원에서 72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IBK투자증권은 이날 63만원에서 75만원까지 높였다. 하이닉스도 신영증권이 목표주가를 1만3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샹향 조정했다. 이 외에도 현대모비스 LG화학 현대건설 신세계 NHN 등이 최근 목표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수급상으로도 긍정적이다. 이날 2610억원 순매수한 외국인이 국내 대형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최근 나흘 연속 순매수하며 1조원 이상 사들였다.

코스닥 녹색성장주에 치중하던 자산운용사들도 대형주 편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지수가 오르면서 주식 편입 비중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많이 오른 대형주를 추가로 편입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을 감안해 올해 주가 상승이 더딘 대표주를 주목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주가 상승률이 10%도 되지 않는 코스피200 종목은 현대중공업(9.52%) 후성(9.43%) 세아제강(9.26%) 대상(7.44%) 삼성물산(7.18%) 강원랜드(5.49%) 등 70개에 달한다.

이 부장은 "유동성 관련주 가운데 올해 주가 상승폭이 높지 않았던 건설주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소재주 등이 추가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