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27만가구 공급

내년에는 전국에서 27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신규분양 시장에 선보인다. 올해 실제 공급된 물량보다 3만가구 정도 늘어난 수치이지만 연초 계획치였던 42만가구에 비해서는 64% 수준에 불과하다. 주택시장 침체 탓에 상당수 건설사들이 내년 공급을 줄인 데다 아직까지 분양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건설사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지역별 공급편차가 커 수급 불균형이 어느 때보다 심해질 전망이다.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에 선보일 신규분양 아파트는 전국 336개단지에 총 27만1153가구로 잠정 집계됐다. 일반분양분과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분,주상복합,임대주택을 모두 합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7만1127가구로 전체의 70%가 몰려있다. 경기도 9만4012가구,서울 4만9226가구,인천 4만7889가구 순이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쌓여 있는 지방권 공급을 줄이고 수도권 비중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은 신규 분양이 거의 없는 반면 강북권에서는 분양 물량이 넘친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개구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406가구로 올해(9164가구)의 4%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주요 공급원인 재건축 사업이 지난 2~3년간 거의 중단되다시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상반기 공급물량은 한 채도 없다.

서울 강북ㆍ수도권 남부, 새해 '분양 풍년'
반면 강북권에는 올해 공급물량(1만5584가구)의 3배에 육박하는 4만996가구가 몰릴 전망이다. 은평·왕십리·가재울 등 뉴타운과 재개발지역에서 신규분양이 대거 쏟아지기 때문이다. 노원·도봉·강북 등 올해 강북권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3개구 역시 올해(1963가구)보다 훨씬 많은 3245가구가 분양된다.

경기도에서는 서울과 정반대로 남부권은 크게 늘고 북부권은 감소한다. 남부권인 성남에서는 올해 96가구만 분양됐지만 내년에는 판교신도시 마지막 분양 아파트와 임대주택 등 1만382가구가 쏟아진다. 수원과 화성에서도 올해보다 850% 이상 늘어난 9084가구와 6854가구가 공급된다. 이처럼 경기 남부권에 공급이 몰리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다만 올 들어 집값이 크게 떨어진 용인은 올해 1만4571가구에서 내년 8163가구로 공급이 줄어들 전망이다. 서부권에서는 한강신도시 등이 있는 김포에서 2만1364가구가 분양된다.

이에 반해 경기 북부권에서는 신규분양 단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의정부와 포천,동두천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분양물량이 없다. 고양에서 3137가구,양주에서 192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인천의 경우 경제자유구역,도심재생사업 등으로 내년 주택 공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1만3779가구)의 3배가 넘는 4만7889가구가 분양된다. 부동산114가 분양물량을 집계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영종하늘도시가 첫 분양을 개시하면서 1만7724가구를 쏟아내고,청라지구에서도 1만7100가구가 선보인다. 송도국제도시에서도 2597가구가 나온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내년도 경제 여건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여서 건설사들이 이들 물량 중 실제로 어느 정도를 분양할지 미지수"라며 "내집마련 수요자들로서는 주변 시세와 분양가,전매기간 등 청약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약 대상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