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여전 … 매수심리 회복은 미지수
금리 파격 인하… 주택시장 영향은

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내린 결정이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폭이 예상외로 크긴 하지만 극도로 침체된 주택시장 회복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금리상승 말고도 경기침체,글로벌 금융위기,공급과잉 등 '메가톤급 악재'가 겹쳐있어 '금리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규 분양시장엔 일단 '단비'

건설업계는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를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집을 살때 대출이자 부담이 줄면서 당장 연말 신규 분양시장에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서다.

미분양 공포에 시달리는 건설업계는 이 정도도 '가뭄 속 단비'라는 반응이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실장은 "금리 상승이 주택시장 냉각의 한 요인이었는데,상당한 수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된 만큼 신규 분양시장엔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의 두성규 건설경제연구실장도 "정부의 금리 인하 및 사회간접자본 확대는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이자부담 완화…급매물 다소 줄어들듯
◆기존주택 거래시장엔 미풍

기존 주택시장에는 금리인하 효과가 신규 분양시장에 비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만 놓고 보면 이번 조치가 거래 활성화에 큰 호재다. 하지만 급격한 침체기에는 매도.매수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주는 정도 말고는 지나친 기대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다만 시중은행 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감소해 주택매물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즉 이자 감당이 안돼 쏟아졌던 급매물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일반 수요자와 투자자의 매수심리 회복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게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잠실갤러리아 지점장은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하는 정상적인 시장 같으면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겠지만 현재의 주택시장에는 '불쏘시개 역할' 정도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금리 인하로 '처분조건부 대출 주택 소유자'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고민하던 일시적 2주택자들도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대출이자 부담이 줄고, 집을 팔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소형주택 관심둘만


실수요자들은 금리 인하로 내달부터 공급될 신규 분양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단 중도금 대출이자가 예전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이고,기존 주택에 대한 금리도 낮게 쓸 수 있기 때문.지역별로는 서울 재건축 단지 내 일반분양분과 수도권 택지지구 내 소형 아파트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 분양되는 단지는 대부분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서 분양가가 기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입지.교통 여건을 따져서 청약에 나서볼 만하다.

박영신 기자 yspark@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