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는 올해 초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PMI(post merger integration:인수 후 통합) 컨설팅사로 미국계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을 선택했다.

M&A(기업 인수·합병) 주간사는 메릴린치로 역시 외국계였다.

아주그룹도 지난 3월 기보캐피탈 M&A를 성사시킨 뒤 PMI 컨설팅 회사를 물색 중이다.

2∼3곳과 협상 중인데 모두 외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이 M&A 중개시장을 독식하는 데 이어 새롭게 부상 중인 PMI 컨설팅 시장 역시 외국회사들의 '캐시 카우'가 돼가고 있다.




◆커져가는 PMI 시장


IBM의 컨설팅 자회사 IBM GBS는 작년 11월 PMI 컨설팅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6년 두산중공업이 영국계 중장비 회사인 밥콕을 인수할 당시 본사가 PMI를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내년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으로 M&A 수요가 증가하고,국내 기업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해외 M&A 또한 늘 것으로 판단,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IT 전문 컨설팅 회사인 액센츄어 관계자도 "지난해 두 곳의 PMI 컨설팅을 맡았다"고 말했다.

아주그룹은 2005년 대우캐피탈을 인수할 때만 해도 자체적으로 통합 작업을 진행했으나 기보캐피탈 M&A에선 PMI 컨설팅 업체를 구하기로 했다.

한 외국계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국내 굴지의 시중은행 A사가 해외 지방 은행 여러 곳을 동시에 인수하는 방안을 고민하며 PMI 컨설팅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외국계 회사들의 독무대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중에선 PMI 컨설팅을 할 만한 곳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IBM GBS 관계자는 "PMI 컨설팅은 IT시스템 영업 생산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BM이란 기업 자체가 지금까지 100여건에 달하는 M&A를 통해 성장했다"며 "차별화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M&A 액셀러레이터'라는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삼성SDS,LG CNS 등 시스템통합(SI) 회사들이 PMI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지만 외국 컨설팅 업체와 비교하면 역량이 떨어진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SI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시스템을 통합한다고 해도 국내 SI업체들은 해외 기업들의 시스템을 다뤄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해외 M&A에 대한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한다"고 지적했다.

M&A 중개,전략 컨설팅을 포함해 M&A에 관한 대부분의 과정이 외국계의 독무대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M&A 준비 단계에서 이뤄지는 전략 컨설팅 시장은 맥킨지,베인&컴퍼니 등 외국계가 70%가량을 차지하고 있고,PMI 시장은 100% 외국계로 보면 맞다"고 말했다.

박동휘/김미희 기자 donghuip@hankyung.com


용어풀이

PMI(post merger integration:인수 후 통합) 컨설팅=기업 혹은 조직간 합병 이후 빠른 시간(통상 100일) 안에 통합 시너지를 내도록 해주는 컨설팅을 가리킨다.

IT(정보기술)시스템,인사,영업,생산,법률,재무 등 전 영역을 총괄한다.

전략 컨설팅이 무엇을 인수할 것인가에,IB는 자금 조달 및 인수자 물색 등 M&A 중개에 집중한다면 PMI 컨설팅은 통합 후 융합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