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권이 출범하고 첫 주를 보낸 청와대는 여러 '액션'들로 분주하다.'일하는 정부'를 표방한 만큼,과거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다.일요일에도 일을 하기로 하고,사무실 칸막이를 없앤 것이나,새벽 출근에 한밤 퇴근이 일상화한 게 단적인 예다.다만 10년 만의 정권 교체이다 보니 적지 않게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 새벽형 인간


청와대 직원의 근무 형태도 이명박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출근 시간은 대부분 오전 6시다.8시에 열리는 수석비서관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이 대통령의 기상시간이 5시 전후이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고 있다.밤 근무는 일상화돼 있다.이 대통령도 29일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하고,힘들게 생겼다.고생길 텄다"고 '힘든 생활'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 토요일 쉬고 일요일 일하기

일반 부처가 토.일요일 모두 쉬지만 청와대는 일요일에는 일을 한다.월요일부터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한 '워밍업' 성격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수석비서관 회의도 매주 일요일에 열린다.'일하는 청와대'의 한 단면이지만,홍보적 측면을 고려했다는 얘기도 들린다.토요일에 쉬고 일요일에 일하는 신문사 근무 시스템을 따랐다는 것이다.

# "칸막이 없애라"

수석비서관 산하 각 비서관실은 가변형 벽체로 사무실 공간이 나눠져 있다.청와대는 벽체를 없애고 개방형 구조로 '리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의사 소통을 원활히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실용'적 차원이라고 한다.역시 '일하는 청와대'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

# "우리는 임시직원"

정권이 교체되면 청와대 직원 중 5급 이상은 경호 등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바뀐다.바뀌는 직원들은 신원조회를 거쳐야 정식으로 임명될 수 있다.신원조회에 두 달 정도 걸린다.그동안은 정식 직원이 아닌 내정자 신분으로 일한다.매일 정문에서 정식 출입증이 아닌 방문증을 받아 들어간다.누가 방문객인지,직원인지 헷갈린다.한나라당 출신의 한 직원은 "내가 아직 국장급인지,과장급인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대통령-비서관 직통체제

앞으로 비서관들은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이 대통령이 이날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분야별 전문가인 비서관 중심으로 일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수석들을 통하지 않고 하루에도 몇 번씩 비서관에게 전화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비서관들은 '대통령 코드' 맞추기에도 열중해야 한다.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비서관들은 확실하게 꿰뚫어야 한다.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