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개발한 이동형 무선인터넷 기술 '와이브로'가 3세대 이동통신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 유럽과 함께 이동통신 기술을 주도하게 됐다.

삼성전자 포스데이타 등 관련업체의 세계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보통신부는 19일 세계 97개 국가 대표가 참가한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총회에서 와이브로 기술이 3세대 이동통신(IMT-2000) 표준으로 최종 채택됐다고 밝혔다.

총회에서 중국은 여전히 반대의사를 표시했으나 독일이 음성기술 보완을 전제로 찬성하면서 최종적으로 표준채택이 의결됐다.



◆세계 이동통신 기술 주도한다

이번 표준 채택은 쉽게 말해 ITU가 관리하는 이동통신 기술 족보에 한국 기술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이동통신 기술은 퀄컴이 주도하는 미국식과 노키아가 주도하는 유럽식이 양대 진영을 이뤘다.

와이브로가 3세대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이젠 한국식,미국식,유럽식이 3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와이브로는 기술 측면에서 다른 3세대 서비스보다 앞서가고 있다.

유럽식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이나 미국식 EV-DO 리비전A 등 현행 3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달리 4세대 기반기술인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A) 방식이기 때문이다.

송유종 정통부 전파방송기획단장은 "와이브로가 세계 표준으로 채택됨으로써 한국은 세계 시장 진출은 물론 4세대 이동통신 기술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4세대는 2012년께 상용화될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로열티 내는 설움 벗는다

와이브로가 각국으로 널리 퍼지면 기술료(로열티) 수입을 거둘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는 와이브로가 세계 표준으로 채택돼 2024년까지 6800만달러의 기술료 수입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퀄컴에 총 3조4000억원의 로열티를 주고 휴대폰 칩을 사들여야 했던 설움을 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경주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기획팀장은 "와이브로 특허권 문서에 대한 권리를 삼성전자가 22%,미국 인텔이 15% 보유하고 있다"면서 "로열티 비중은 이 비율을 기준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5년간 94조원 시장 형성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ETRI는 앞으로 5년 동안 93조9000억원 규모의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이 연간 약 15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ETRI는 5년간 장비 수출이 31조원,생산유발효과가 15조원,고용창출효과가 7만5000여명에 달한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같은 경제효과를 내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각국 정부가 와이브로 서비스용 주파수를 할당해야 와이브로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는 와이브로가 명실상부한 3세대 이동통신으로 인정받으려면 010 번호를 부여해 인터넷뿐 아니라 음성전화 서비스도 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이 내년 4월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지만 유럽식이나 미국식 이동통신에 비하면 와이브로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 "노키아나 퀄컴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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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설명

와이브로란=달리는 차에서도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이동통신 기술이다.

현재는 시속 60~100㎞로 달려도 접속이 끊기지 않는다.

이 기술은 한국의 토종기술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삼성전자 KT SK텔레콤 등이 2002년부터 개발해 2006년 상용화에 성공했다.

처음에는 휴대인터넷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나 정보통신부가 와이어리스 브로드밴드 인터넷의 약자인 와이브로로 이름지었다.

삼성전자는 인텔과 손잡고 와이브로 해외수출에 힘쓰고 있다.

인텔은 와이브로를 모바일 와이맥스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