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일대에는 손꼽을 만한 상권이 두 곳 있다.

두산·황금동을 중심으로 한 외식 및 유흥상권과 지산·범물동에 펼쳐진 근린상권이 바로 그것이다.

유흥상가는 오랜 불황으로 빛을 바랜 상태다.

특히 유흥업소가 줄지어 있던 대로변 중간에 대우트럼프월드 주상복합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허리가 잘려나가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이 건물이 완공되면 인근 유흥업소에는 더욱 찬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들안길 삼거리에서 들안길 사거리까지 대로변 양쪽에 100여개 음식점으로 형성된 먹자타운은 대구의 명소다.

대구 도심에 흩어져 있던 유명 음식점들이 10년 전부터 하나둘씩 이 곳에 몰려들어 먹자타운을 이뤘다.

먹자타운에는 대구 전역에서 고객들이 몰려온다.

따라서 넓은 주차장과 대형 매장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주력 업종은 횟집과 한우 고깃집이다.

객단가(1인당 소비지출액)가 3만~4만원에 이르러 이런 업소들은 대부분 접대 수요로 먹고 산다.

불황이 5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가 업종이 중저가 업종으로 바뀌는 추세다.

객단가가 6000~7000원에 그치는 해물칼국수,샤브샤브,감자탕 업소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는 것.음식점 사이사이 끼여있는 노래방과 바도 장사가 잘 되는 편이 아니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이곳에서는 양구이 같은 특화된 메뉴를 취급하든가 아니면 가족단위 손님을 겨냥한 대중적인 메뉴로 승부하든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정쩡한 매장 컨셉트와 가격대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얘기다.

두산오거리를 넘어서면 지산·범물동 근린 상권이 펼쳐진다.

대구의 대표적인 중산층 동네로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택지개발지구다.

지산·범물동 대로변에는 동아백화점과 패션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등 웬만한 패션상품 수요는 이곳에서 충족된다.

고가 명품은 물론 찾기 힘들다.

유동인구와 소득 수준으로 보면 초보 창업자들에게는 매력 있는 상권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서준 팀장은 "중산층 주부와 중·고등학생들이 유동인구의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죽집이나 홍삼 체인점을 권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균일가 생활용품점인 '다이소'나 문구·팬시점도 장사가 잘 될 수 있는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