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시장은 유난히 굴곡이 많았다.

2월 장외시장 '대어'로 꼽힌 롯데쇼핑과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으나 6월부터 증시 침체로 찬바람이 불었다.

이어 10월 이후 코스피지수 반등에 힘입어 청약 열기가 재점화됐다.

전반적으로 새내기주 투자수익률은 낮았지만 젠트로 크레듀 같은 스타주는 투자자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공모시장 최고 히트주 '젠트로'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 기업 중 최고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젠트로로 공모가(2200원)보다 164% 오른 5820원으로 2006년 거래를 마쳤다.

청약 경쟁률은 348.7 대 1로 보통 수준이었으나 한때 공모가보다 348% 뛴 9870원까지 급등,이목을 집중시켰다.

젠트로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원재료를 사용해 물탱크,축산 탱크 등을 생산하는 환경 관련주다.

엘씨텍한국전자금융도 공모가 대비 100%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로 첫 코스닥 상장주여서 관심을 끈 크레듀는 92% 올랐다.

이 회사는 온라인 교육업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e러닝' 테마 확산에 일조했다.

올해 최고 청약 경쟁률(1416 대 1)을 기록한 다사테크도 로봇테마 열풍과 함께 50.41% 상승했다.

반면 모빌탑은 공모가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동우 이녹스 뉴프렉스 제우스 애강 등도 공모가의 70% 안팎으로 부진했다.

9개 기업이 신규 상장한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스타주로 부상한 데 비해 롯데쇼핑과 롯데관광개발은 이름값을 못 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공모가보다 56% 올라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안겼다.

하지만 롯데쇼핑은 공모가 40만원을 못 넘기고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대박 기대는 금물

올해는 공모시장과 장내시장(유통시장) 간 연계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장내시장이 바닥이었던 6∼7월 일부 기업의 청약 경쟁률이 평균 4 대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공모시장에 위기감이 확산된 게 그 단적인 예다.

과거처럼 증시 입성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상장 프리미엄'도 크게 줄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내재가치(펀더멘털)와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종목보다 유가증권시장 종목의 투자 안전성이 훨씬 높아진 것도 올 공모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공모주 투자가 '대박'을 낳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개별 종목이 속한 업종과 실적이 새내기주의 주가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됐다는 얘기다.

또 상장일을 전후한 증시 분위기도 주가 변수로 꼽힌다.

노기선 메리츠증권 IB(투자은행)사업팀장은 "상장 당일 처분하는 게 투자수익이 제일 높다는 분석이 나왔을 정도로 올해 전반적으로 공모주 투자수익률이 높지 않았다"며 "공모주 투자도 이제는 단순 기대감보다는 기업의 성장 가치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