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왕실에 41년 만에 남아가 태어나 일본 전국이 축제 분위기다.

아키히토(明仁) 국왕 내외는 홋카이도 방문 중 이 소식을 접하고 기뻐했으며,전국이 일장기를 흔들며 왕자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일왕의 둘째 며느리이자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의 부인인 기코(紀子·39) 왕자빈은 6일 오전 8시27분 도쿄시내 아이이쿠 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아들을 출산했다.

예정일보다 한 달 일찍 출생한 신생아는 신장 48.8cm,체중 2558g으로 표준보다 조금 작지만 건강상 문제는 없다고 궁내청은 밝혔다.

기코 왕자빈은 지난달 정기검진에서 태아가 자궁 입구에 위치하는 '전치태반(前置胎盤)' 진단을 받아 일 왕실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극심한 '남아 기근'이 계속돼온 일본 왕실에서 남아가 태어난 것은 1965년 현 국왕의 차남이자 새 아기의 아버지인 아키시노 왕자의 탄생 이후 41년 만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와 아키시노 왕자에 이어 왕위계승 서열 3위로 부계 적통을 잇게 된다.

국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는 아이코 공주 한 명만을 두고 있으며 아키시노 왕자도 마코 가코 공주 두 명에 이어 왕자를 얻게 됐다.

일 왕실의 남아 출산은 정치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지금까지 일 왕실은 현 국왕의 손자대에 남아가 태어나지 않아 공주의 왕위계승,즉 여왕을 허용하는 황실전범 개정까지 검토됐었다.

또 아들이 없는 나루히토 왕세자에 비해 동생인 아키시노 왕자는 정치적 야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향후 왕위계승 문제도 관심을 끌게 됐다.

차기 총리로 확정적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이날 "더위도 한풀 꺾여 가을로 들어가는 좋은 시기에 일본을 위해 정말 좋은 뉴스가 생겼다"고 환영했다.

일본 방송들은 이날 하루종일 생중계를 하면서 왕자 출산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신문들도 일제히 호외를 냈다.

특히 TV 방송들은 전국 각지를 연결해 시민 반응을 보도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