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년간 두 배 성장해 올해 4조원을 넘을 것

원조는 오뚜기 3분카레… 4세대 HMR, 유명 셰프·맛집과 협업

입력 2018-09-11 18:07:24 수정 2018-09-12 22:41:29
가정간편식, 대한민국 밥상을 바꾸다

HMR 37년의 역사
1981년 간편식 첫 등장
2세대 냉장식품…3세대 컵밥
4세대엔 술안주까지 나와

"고령화 제품 나오면 폭발적 성장"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년간 두 배 성장해 올해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동간편식이나 라면을 뺀 수치다. HMR이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 태동은 1981년에 시작됐다.

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작성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간편식 시장’ 보고서는 HMR 시장을 4세대로 구분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학부 교수는 “국내 HMR은 외국과는 달리 냉장에서 냉동으로, 냉동에서 상온 제품들로 발전하고 있다”며 “냉장의 간편식은 국내 기업들이 만들어 낸 우리나라 트렌드”라고 말했다.

‘간편식 1세대(1980~2000년대 초반)’는 1981년 오뚜기 3분카레, 이듬해 오뚜기 3분짜장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3분카레 출시 15년 뒤인 1996년엔 CJ제일제당이 햇반을 내놓으면서 즉석밥 시장이 태동했다. 2002년 농심의 햅쌀밥, 2004년 오뚜기밥, 2005년 동원F&B의 센쿡 등이 즉석밥 시장에 참여했다. 즉석밥과 3분요리가 주도하는 시기였다.

‘간편식 2세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13년까지다. 풀무원과 오뚜기가 냉장면과 냉장죽 등 냉장 식품을 출시한 때였다. 동원F&B가 ‘개성’이란 브랜드로 만두 시장에 진출하자 다른 회사들도 각종 만두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보고서는 “2세대까지만 해도 식사라는 개념보다 별식이란 인식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간편식 3세대(2013~2014년)’에는 컵밥 냉동볶음밥 국 탕 찌개 떡갈비 등 한식 반찬 등이 HMR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요리나 태국 음식 등 해외 먹거리도 HMR로 출시됐다. 유통업체 중에선 처음으로 이마트가 ‘피코크’란 브랜드로 HMR 시장에 진입했다.

4세대(2015년~ )인 지금은 이마트뿐 아니라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브랜드를 만들어 HMR 시장에 들어왔으며, 하림 등 육가공업체와 현대그린푸드 등 급식업체, GS리테일 등 편의점 체인까지 경쟁하고 있다. 대상 오뚜기 등은 안주까지 HMR로 판매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지자 유명 셰프나 골목 맛집 등까지 끌어들인 HMR 제품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HMR의 드라마틱한 발전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타이밍’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 등의 간편식 수요는 사실 예전에도 있었지만 그 수요를 식품회사들이 맞추지 못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안전성과 맛이 철저히 관리되는 ‘건강한 인스턴트’ 수요를 식품회사들이 잡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한식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어서 가격과 맛, 그리고 안전성까지 갖춘 간편식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고령화나 당뇨환자 등을 위한 맞춤형 제품들이 나오면 시장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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