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이 2년째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대구 수성구

지방 부동산도 '똘똘한 한 채'는 잘나가네

입력 2018-01-08 17:49:25 수정 2018-01-09 08:36:56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대구 수성구·대전 서구·광주 남구
학군 뛰어난 곳 매매가 강세

'e편한세상 범어' 전용 84㎡
1년 만에 1억가량 올라
'대전 대치동' 둔산동도 집값 뛰어

지방 부동산시장 약세에도 불구하고 학군이 우수한 동네의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단지. /한경DB


지방 주택시장이 2년째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대구 수성구와 서구, 광주 남구 등 지방 부촌 집값은 건재하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학군이 좋은 곳으로 꼽힌다. 수능과 맞물린 11월부터 새 학기 시작을 앞둔 2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입지에 따라 극심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수요자들이 주거 여건이 좋은 곳으로 몰리면서 집값이 시·군·구와 동네별로도 차별화되고 있다”며 “도시 전체를 놓고 집값 전망을 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지방도 학군 좋은 곳은 여전히 인기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3.28%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같은 기간 대구 전체 상승률(0.70%)의 네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대구 아파트는 2009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계속 오르다가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전환했다.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겪었다. 1년 반 넘게 떨어지던 대구 아파트값 변동률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2017년 7월부터다. 대구 대표 명문고로 꼽히는 수성구 범어동의 경신고가 자율형 사립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면서 학군 수요로 이 일대 집값이 가장 먼저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4억8000만~5억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e편한세상 범어’ 전용 84㎡ 주택형은 1년 새 5억4000만~6억원대로 최고 1억원가량 올랐다. 작년 초 4억8000만~5억원 초반에 거래되던 경남타운 아파트 같은 평형도 지난달 6억원을 넘어 거래됐다.

범어동 K공인 관계자는 “수성구엔 경신고 대륜고 경북고 등 우수 학교가 포진해 있다”며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전국에서 갭투자자까지 몰리며 아파트값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상 급등세에 ‘8·2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대전에선 서구 둔산동이 학원가가 몰려 있어 ‘대전의 대치동’으로 불린다. 수능 이후 이사가 급증하는 11월 서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0.52% 올라 대전 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작년 초 4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되던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용 101㎡는 11~12월 5억1000만~5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둔산동 B공인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부촌이어서 새 학기가 시작하는 2월 전까지 이동이 많다”며 “최근엔 구도심 재건축도 진행되면서 가격이 더 뛰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에선 봉선동 등이 있는 남구가 학군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1.55%로 광주 평균(0.72%)의 두 배를 웃돌았다. 봉선동 한국아델라움 아파트 등은 지난해 연초 대비 최고 1억원가량 급등했다.

◆구별·동네별 차별화 진행

외환위기 전까지만 해도 전국 집값은 동조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국 동조화 현상은 완전히 깨졌다. 전국 대도시가 각각의 수급 여건에 따라 완전히 따로 움직였다. 2009년부터 지방 대도시 집값이 순차적으로 오를 때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다. 거꾸로 2014년부터 수도권 집값이 오를 때 지방 부동산시장은 하나둘 꺾이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같은 도시 내에서도 극심한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구는 급등하는 반면 다른 구는 제자리걸음인 사례가 많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중산층과 자산가들이 인기 주거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극심하다”며 “전국 또는 대도시 단위로 집값을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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