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외주식시장(K-OTC) ‘대장주’인 바이오 업체 비보존이 시가총액 2조원을 눈앞에 뒀다. 연내 회사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미국 3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美서 비마약성 진통제 임상 3상 결과 발표…장외시장 대장株 비보존 '질주'
10일 K-OTC 시장에서 비보존은 시총 1조8637억원으로 마감했다. 연초(1월 2일) 7568억원이던 이 회사 시총은 지난달 26일 주가가 연중 최고가(7만4500원·가중평균 기준)까지 오르면서 1조9556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주가가 오른 것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의 미국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오피란제린은 엄지건막류(무지외반증) 절제술 환자 대상의 미국 임상 2b상에서 유효성을 지난달 확인했다. 비보존 관계자는 “오는 20일께 3상 결과를 전달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통계작업 등을 거치면 발표는 4~6일 정도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마약성 진통제는 국내외 바이오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는 분야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수술 후 통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미국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가 이 중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 약은 통증완화 효과가 뛰어나지만 중독성이 있어 위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피오이드 오남용에 따른 사망자가 늘고 있다”며 “오피란제린이 승인을 받으면 미국 내 수술 건수의 10%만 적용해도 연매출 1조원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했다.

이 회사는 오피란제린 임상 결과를 확인한 뒤 코스닥시장 우회상장, 기술특례평가 상장 재추진 등 향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보존은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지난 6월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평가에서 탈락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