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불황에도 끄떡없다…키아프, 올해도 나홀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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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개막…할인티켓 1250장 이틀 만에 완판
지루하던 키아프의 '대변신'
신진·중견 작가 작품 과감히 전시
아트바젤 특별전 벤치마킹 등
한국 미술계 전체 축제로 도약
글로벌 아트페어는 '부진'
갤러리 참여 줄고 판매 실적 감소
뉴욕 아트쇼·타이베이 당다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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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예외다. 지난달 16일 판매를 개시한 국내 최대 아트페어 ‘KIAF-프리즈 서울’의 한정 할인 티켓 1250장은 단 이틀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행사는 9월 3~7일 열린다. 장당 5만6000원(30% 할인가)이라는 적잖은 가격에도 관람 수요가 몰렸다. 관람객도 매년 증가세다. 2022년 7만4000여 명이던 관람객은 매년 늘어 지난해 약 8만2000명을 기록했다.
◇“다 바꾸자” 한국화랑협회 칼 빼들어
그럴 만도 했다. 출품작 대부분이 판매가 보장된 원로 작가의 작품이었고, 전시장 시설과 각 갤러리의 전시 구성은 프리즈와 현격한 수준 차이를 보였다. 프리즈가 폐막한 뒤 KIAF만 단독으로 행사를 연 마지막 날 관람객(KIAF 순수 관람객)은 4000여 명에 불과했다. KIAF-프리즈 관객의 절대다수가 프리즈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했다는 얘기다.
‘이대로는 잡아먹힌다’는 위기감이 확산하자 KIAF를 여는 한국화랑협회가 칼을 뽑았다. 참여 화랑의 심사를 강화하고 참가비를 올렸다. 확보한 재원은 조명 등 시설 개선에 투자했다. 황달성 당시 화랑협회장은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처절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전반적인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적 아트페어의 성공 비결도 적극 도입했다. 스위스 아트바젤이 1973년부터 열고 있는 특별 전시를 벤치마킹한 ‘KIAF 특별전’은 2023년부터 매년 관람객에게 호평받았다. 화랑협회 관계자는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등 많은 장르의 작품을 소개해 관람객에게 한국 미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며 “아트페어를 단순히 미술품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한국 미술계 전체의 축제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KIAF 띄우자” 앞장선 화랑들
KIAF에 참가하는 국내 화랑들도 절치부심했다. ‘돈 싸움’으로는 글로벌 화랑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 화랑들은 원로 작가의 뻔한 작품 대신 특색 있는 신진·중견 작가의 작품을 들고나왔다. 그 결과 지난해 KIAF에서는 개막 첫날부터 수천만~수억원의 작품 판매가 잇달았다. 프리즈 서울의 판매 실적이 예년보다 저조한 것과 대조적이었다.대형 갤러리들도 KIAF 분위기를 띄우는 데 앞장섰다. 개별 갤러리 입장에서는 최대한 ‘잘 팔리는’ 작가 위주로 다양한 작품을 들고나오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갤러리인 갤러리현대와 국제갤러리는 KIAF 전체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유명 작가 한 명의 작품으로만 부스를 꾸미는 ‘솔로 부스’를 마련했다. 2023년 갤러리현대는 라이언 갠더가 칠한 하늘색 포르쉐를 전시해 “프리즈의 그 어떤 부스보다 화려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KIAF 순수 관람객은 2년 전에 비해 세 배 불어난 1만2000명을 기록했다. 해외 미술계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일본 모리미술관과 오사카국립국제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과 내셔널갤러리, 미국 휘트니미술관 등 해외 주요 미술관 관계자가 대거 KIAF를 찾는다. 윤재갑 큐레이터(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는 “한국 미술의 성장이 KIAF로 이어지고, KIAF의 약진이 다시 한국 미술을 향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영/유승목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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