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4월은 겨울의 끝이 아니라 화려한 여름의 전주곡

      4월에 부쳐 김종태 한 순간 멈춤없이 빠르지 않게 느리지도 않게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더도 덜도 말고 똑같이 악착같은 용기를 갖고 한세상 더러 잊고 살다보면 사랑처럼 눈 깜작할 사이 빛보라로 확 번져오는 것 여린 끝가지는 늘 용감하다 실핏줄부터 돋아나는 생명 돌돌돌 돌틈을 휘감고 사사삭 가랑잎을 헤집고 가난한 연인의 눈빛처럼 모지라진 어머니의 손길처럼 젖 보채는 아기의 입술처럼 4월은 겨울의 끝이 아니라 화려한...

    • 세상은 이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건물출입구 벽  물홈통  옆 세멘트 바닥에 개망초가 자라고 있다 갸륵하고  위대하게 여긴 주인이 채소 묶는 끈으로 홈통에 묶어주었다 세멘트 바닥에서도 개망초는 늠름하게 잘 자랐다 개망초의 <생명의 위대함>과 집주인의 <생명의 소중함>에 주루륵 눈물을 흘렸다 그래! 한생명을 구하는 사람은 만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은 이래서 아름다운 것이다

    • 극한의 순간에 비로소

      세상살이에서 왈가왈부, 티격태격하는 것도 다 살만해서 하는 짓이라는 말이 있다. 정말 기가 막히고 더 이상 그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사실 그러한 언행이 얼마나 쓸모없고 하찮은 것들이었는지 알게 된다. 죽고 사는 극한의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들은 죽고 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주 앞바다에서 '세월 호'가 침몰해 성인들과 더불어 꽃 같은 아이들 280여명의 생사가 불분명하다는 기막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