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빌라(다세대, 연립) 경매물건 증가세가 좀처럼 사그라들 줄 모르고 있다. 지난 7월 인천에서 진행된 빌라 경매물건수는 총 4,519건으로 지난해 가장 저점을 형성하였던 2월 경매물건수 635건에 비해 무려 7배 이상이 증가하였다. 올 해 저점기 였던 1월에 비해서는 78.8%, 전월 대비 2.7%가 증가한 것으로 올 해 들어 한차례 주춤함이 없이 벌써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인천 전체 경매물건수 5,768건의 78.3%를 빌라가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빌라가 인천지역 전체 경매시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건수가 많은 만큼 빌라는 일반 부동산시장에서는 물론이고 경매시장에서도 철저하게 투자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 7월 인천지역 전체 낙찰가율은 59.7%, 반면 빌라 낙찰가율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54.0%. 그나마 50%대 초반이었던 올 1월,2월보다는 다소 상승한 수준이다. 더불어 3월까지 30%대에서 형성되었던 낙찰률도 26.8%로 뚝 떨어졌다. 그야말로 빌라가 소유자(채무자)나 채권자 및 낙찰자 모두에게 천대를 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격이다.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낙찰이 되더라도 경쟁하는 입찰자수는 1건당 1~3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애물단지 정도로만 취급된 빌라가 속속 낙찰되고 낙찰가율도 80%까지 치솟고 있는 지역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진원지는 바로 인천 서구 가정동 일대. 가정동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인천지역 경매동향과 다를 것이 없었으나 5월부터 서서히 움직임이 일더니 급기야 6월 들어 낙찰가율, 낙찰률 및 경쟁률에 있어서 최고조에 달한 후 7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6월에 나온 가정동 소재 경매물건수는 총 148건으로 이중 빌라는 124건이 경매진행 되었지만 절반 이상인 65건이 낙찰되었다. 낙찰률 52.4%. 이는 서울 요지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낙찰률이다. 7월만 해도 40.45%의 낙찰률을 보였다. 낙찰가율은 7월 82.87%로 최고수치를 나타냈으며, 이는 7월의 인천지역 빌라 전체 낙찰가율 54.01%보다 무려 30% 가까이 높은 수치이다.


더불어 입찰경쟁도 치열해지고 감정가 이상에서 낙찰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지난 6월 인천지역 빌라 고가낙찰건수는 총 30건. 이중 가정동에서 발생한 건수만 무려 21건에 해당되었고, 7월에도 전체 26건의 고가낙찰중 14건이 가정동 소재 빌라이다. 예컨대 지난 6월 24일 인천지방법원(10계)에서 진행된 가정동 482-12소재 삼화하이츠빌라 가동 지하BO1호의 경우 2회 유찰되어 최저입찰가가 감정가 (4600만원)의 49%까지 떨어졌지만 22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24%인 5685만원에 낙찰되었다.


또한 지난 6월 18일에도 가정동 171-1소재 경인베스트빌 B동 401호가 역시 2회 유찰되어 감정가 4700만원의 49% 가격인 2303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23명이 경합한 끝에 감정가의 120%인 5620만원에 낙찰되었다. 최근 7월 2일에도 가정동 290-69소재 일진그랜드맨션 1동 101호가 한차례 유찰되어 감정가의 70%인 294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13명이 경합한 끝에 감정가의 131%인 5399만원에 낙찰된 바 있으며, 8월 4일에는 가정동 290-71 소재 한빛아트빌 3동 501호가 1회 유찰된 4200만원에 경매에 부쳐져 9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의 107.2%인 6430만원에 낙찰되었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인천지역 빌라 경매시장에 이처럼 입찰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하자면 확실한 개발소재가 있다는 얘기다. 경인고속도로 서인천IC에서 청라지구 구간 6.7km를 직선화 하고 기존 인천항~서인천IC 구간을 일반도로화 한다는 계획이 발표된 지난 6월 7일을 전후하여 입찰자들이 몰리기 시작하였고, 가정동 가정오거리 일대 28만평을 첨단 뉴타운으로 조성한다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15일 이후 경쟁률이나 낙찰가율 및 낙찰률 등이 정점에 달했다.


5월부터 낙찰가율이나 낙찰률이 조금씩 증가하였고 그간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오지 않던 빌라 고가낙찰건수가 가정동에서 5월에만 3건이 나왔던 것으로 보면 이미 발 빠른 투자자들은 5월부터 경매시장을 찾은 셈이다. 또 물건 종목중 빌라에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는 전체물건중 빌라가 차지하는 비율이 78.8%에 달하기도 했지만 경매로 나온 물건의 대부분이 5천만원 이하의 소액이라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개발소재가 있는 지역에의 투자는 분명 투자수익을 보장 받지만 개발주체가 수립한 각 사업단계별 시행시기와 보상기준 등을 좀더 상세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금이 묶이는 기간과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 등 투자계획이 적정하게 수립되어야 합리적으로 입찰가를 산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예상 수익을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발소재 있는 지역에 ‘때 늦었다’하는 식의 조급한 마음에 가장 기본적인 임대차분석이나 권리분석 및 시세조사에 소홀하여 낭패를 보는 사례도 발생하기 쉽다. 낙찰되었다가 대금미납으로 보증금을 날리고 재경매에 부쳐진 사례들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경매물건은 곳곳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둘 일이다.(파이낸셜뉴스에 제공한 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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