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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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목표와 가치관을 수용하고 조직을 떠나려 하지 않으려는 애착 그리고 조직에 충성하고 공헌하려는 의지를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 )’이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조직몰입은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조직에 대한 애착으로 이직율이 줄어들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태도를 갖게 된다. 그리고 조직에 몰입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과 경력관리에도 성공적이고, 자신의 공식적인 업무가 아니더라도 조직 전체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하는 조직시민행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조직의 리더로서 조직몰입이 어느 정도 수준인가? 또한 조직 구성원들을 조직에 몰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의 조직몰입과 워라밸 조화를 이루도록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

조직행동 연구에서 조직몰입의 수준을 가늠해 보는데 마이어와 알렌(Meyer & Allen)의 3가지 모형이 활용되고 있다. 즉, 정서적 몰입, 유지적 몰입, 규범적 몰입이 그것이다. 정서적 몰입(Affirmative commitment)이란 조직 구성원이 그가 속한 조직에 노력과 충성을 기꺼이 바치려는 의욕 또는 개인의 존재를 조직과 결합시키려는 태도 그리고 조직의 목적을 수용하려는 신념이다. 이 유형는 조직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조직에 대한 강한 동일시를 느끼고, 깊게 개입되어 있으며, 자신이 조직 구성원이라는 것을 즐기는 등 그 조직에 강한 애착을 느끼게 된다.

유지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은 다른 데 가는 것 보다 조직에 남아 있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또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조직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으려는 태도다. 즉 소속된 조직과 결별하는데 따르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구성원으로서 자격을 유지하려는 심리적 상태이다.“회사가 참 거지같네, 확 때려치울까? 그런데 그만두면 뭐해. 그래도 여기 있으면 월급도 나오잖아. 대충 일만 하면 되지” 식이다.

규범적 몰입(Normative commitment)은 조직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도리를 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감에서 몰입하게 되는 경우다. 이는 시장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주는 것 만큼 해야지 나중에 할 일이 있지 않겠어‘라는 의식이 강하다. 어찌 보면 정서적 몰입과 유지적 몰입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학습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조직몰입 수준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그 다양함이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A매니저는 인사팀에 근무하면서 회사 업무에 충실하고 성과도 냈다고 생각했는데 경영층이 자신에게 계속 업무를 증가시켜 워라밸이 깨져 이제는 규범적 몰입 수준이라고 했다. B마케팅 담당 매니저는 회사가 너무 직원들을 혹사시키면서 보상이 적어 현재는 유지적 몰입으로 생각되는데 그래도 자신과 회사를 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싶다고 했다. 한편 전문경영자로서 C중견기업 CEO는 솔직히 말해 정서적 몰입과 규범적 몰입의 중간단계라고 하면서 자신이 완전히 정서적 몰입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묻고 있다고 했다.

리더라면 먼저 자신의 조직몰입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자가 진단을 하고 조직 구성원들에게도 스스로 진단을 하도록 하여 각자 자신들의 좌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리더는 정서적 몰입과 규범적 몰입의 중간 단계까지 갈 수 있도록 솔선수범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조직 구성원들도 그 수준까지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그것이 조직 운영 리더십의 요체이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는가?
▪나는 직장에 대한 소속감과 애사심을 얼마나 강하게 느끼고 있는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얼마나 일치하는가?
▪조직 내에서 일하는 것에 얼마나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가?
▪현재의 직장을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고 평생직장으로 삼고 싶은가?
▪우리 회사는 조직 구성원의 의견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수행하는 직무가 나에게 적합하고, 나의 역량개발 및 향상에 적절한가?

리더로서 조직 구성원에게 직무만족과 연결하여 적합한 직무를 매치해 주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조직 내에서 개인별 역할과 책임(R&R)이 명확하지 않아 조직 구성원이 힘들어 하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조직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MZ세대들은 그들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은 모호함을 싫어하고 이것이 불만이 될 수 있다. 또한 그들은 그것이 워라밸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기성세대를 표현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또는 피할 수 없으면 견뎌라!>는 이제 MZ세대에 통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고 하면서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MZ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는 리더로서 그들을 이해하고 분석하려 하지 말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면 어떨까? 이미 뛰어난 역량을 가진 그들에게 리더 자신의 일하는 방식과 다르다고 불편해 할 필요가 없다. 그들이 업무 수행할 때 즐겁게 크고 작은 성공체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리더의 의무다. 이러한 환경에는 공정성 유지, 업무의 자율성, 성장할 수 있는 기회, 칭찬 격려의 피드백 등이다. 그러면 그들의 조직몰입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지금 당신은 리더로서 조직에 얼마나 몰입하고 있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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