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을 우) = (원숭이 우 / 사기, 이용, 배신, 탐하다, 빼앗다) + (마음 심 / 생각)

 愚(어리석을 우)는, 원숭이와(禺) 생각이(心) 결합된 것으로,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진 원숭이의 행동을 질타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생각은 자신의 말과 글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 생각은 몸과 마음, 말과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에 자신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신한다. 그러므로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을 제공하는 셈이다.

“언행은 자신의 생각이 켜켜이 쌓이면서 체질화된 습관의 지배를 받는다”

 그 속엔 감출 수 없는 흠이 녹아있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자신을 지배했던 생각들이 쌓이면서, 가장 친화적인 자기 습관을 만들었고, 인생 여정 곳곳에서, 찰나의 순간에도 통제되지 못하고 부지불식간 튀어나온다.

사람은 AI가 아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과거 언행을 복기한 후, 오늘 해야 것을 결정할 만큼 정확하지 않다. 실수하지 않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자신이 뱉어낸 말과 행동 속엔 자신의 바람과 상관없이 세상이 원치 않는 흠이 존재한다.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어리석은(愚) 리더는 ‘모자람’만 들킨다.
입만 열면 과거의 경험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리더가 있다.

“과거엔 말이야, 몇 날 몇일씩 퇴근도 못하고 세수는커녕 속 옷도 못 갈아 입고 일했어,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이 힘들다고”

그런가 하면 당면 과제 외엔 그 어떤 것도 관심을 두지 않는 리더도 있다. 그에게서 나오는 말은 조직 내 힘의 역학관계, 지금은 위기, 오늘은 마감, 결재, 등과 같은 현실에만 집중되어 있다. 내일을 물으면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내일은 사치라고 인식하며 주어진 일만 해결하려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전하는 리더도 있다. 말하지 않아도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을, 나 몰라라 외면하는 사람은 없다. 귀가 있으니 듣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니 알게 된다. 때문에 현재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리더의 언행 패턴을 보면,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고, 과거의 경험 중 내재된 조직의 강점과 단점을 보완하여 발전적 계획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리더는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조직 구성원과 함께 일관된 성공 이미지를 공유하기 때문에,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다. 그렇다면 당신의 리더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언행은 매번 같은 방식으로 표출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닥칠 일에 대한 합리적 대책, 발전적 미래상, 희망 있는 비전을 말하는지, 과거의 어떤 것에 함몰되어, 내일은 고사하고 지금 닥친 일만 쳐내는데 급급한 모습인지 알 수 있다.

리더는 조직의 내일을 이끄는 사람이다. 그의 말과 행동은 조직 구성원의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기도 하지만, 불안의 그림자를 덧칠하기도 한다. 물론 리더만 그런 것은 아니다. 나 자신도, 어떤 언행에 익숙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과 글은 거짓을 전할 수 있지만, 몸이 기억하는 몸짓 시그널은 거짓을 전할 수 없다. 말과 글은 미래비전을 전할 수 있지만, 그것을 증명하는 행동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엔 허울만 존재하는 껍데기 리더가 되고 만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말과 행동은 그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힌트이자 지울 수 없는 흔적이다”

어리석은 리더로 남고 싶지 않다면, 자기 언행을 책임지는 자세는 기본이다. 언행일치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소신 없이 주변의 눈치만 살피면서 회색 지대에 기댄 말과 행동으로 처신한다면, <신뢰>는 사라지고 <불신의 그림자>로 얼룩진 이름표를 받아 들 뿐이다.
[이종범의 셀프리더십] 어리석은(愚) 리더는 ‘모자람’만 들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