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를 힘들게 하는 3가지 극복방법

갑작스러운 퇴직은 절망에 가깝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변 지인들이 퇴직한다고 연락이 옵니다. 연락을 주는 경우는 다행입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메일이 반송되어 전화하면 퇴직했다고 합니다. 젊은이라면 3~4년 다닌 회사를 퇴직하고 또 다른 회사를 구할 수 있지만, 대부분 지인들은 한 직장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나이와 역량의 이유로 퇴직을 강요당합니다.

혹자는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으므로 행복하고 수고했다고 하지만, 사실 저희 세대는 노후설계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직장과 집이 전부였고 첫 출발이 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집 한 채 사고 아이들 교육으로 앞만 보고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퇴직은 생활에 대한 불안함, 너무나 젊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정해진 날짜에 퇴직하면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연말 인사를 앞두고 법정 퇴직을 1~3년 남기고 일방적 통보를 받으면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퇴직자를 힘들게 하는 3가지.

직장에 다닐 때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50대 중후반은 회사 내에서 경영자 또는 고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나이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애정이 높고, 근면 성실이 몸에 배여 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매일 고민하고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되어 있기에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이 전부입니다. 가끔 마음에 드는 지인이나 동료, 후배들과 한 잔이 삶의 기쁨입니다.

이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퇴직을 권유 받고 퇴직을 하면 3가지가 힘들게 합니다. 바로 지금까지 습관화된 행동의 단절, 아내와의 하루 종일 함께 지내기, 할 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주위의 측은해 하는 모습, 건강이 안 좋은 점, 의욕 상실 등 더 힘들게 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퇴직 후 노후생활에 대한 설계가 안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 압니다. 언젠가는 이 정든 직장과 직무를 떠나야 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노후 설계를 직장 다니면서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을 만들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그 일을 할 수 있는 직무역량을 키우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노후설계가 안된 것이 당연하지만, 주위에서는 준비도 없이 퇴직했냐고 멍청하다고 합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 중의 하나가 아내와의 하루 생활입니다. 퇴직했으니 친구 만나고 여행 다니고 못했던 것 하겠다는 말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여유 있게 살지 못했고, 퇴직한 친구 만나주는 것도 한 두 번입니다.  “당신이 30년 넘게 우리 가족을 위해 헌신했고 저축한 돈이 있으니, 당신 기죽지 말고 용돈 줄 테니 친구 만나고 하고 싶은 일 하세요” 라고 말할 아내는 몇 명일까요?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이 없어 자신이 가장 경멸했던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 보는 행동을 합니다.

어떻게 3가지 힘들게 하는 일을 극복할 것인가?

퇴직 전에 차별화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활용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차별화된 실력이 있으면, 퇴직 후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으니 스카우트 제의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흔치 않습니다. 퇴직자를 힘들게 한 3가지 요인에 대해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

첫째, 습관화된 행동을 단절시키지 말고 또 다른 활동으로 이어가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매일 5시 기상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도 없는데 매일 5시 기상하는 습관으로 첫 1주는 힘들었습니다. 생각을 바꿔 5시에 기상하여 일산 호수공원 운동과 독서로 적응했습니다. 호수공원을 운동하며 어르신들의 행복한 모습, 자연의 변화, 책을 통해 얻는 지혜가 새로운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둘째, 아내와 함께 행복한 생활입니다. 6년 반을 주말 부부하다 하루 종일 함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처럼 하루 3끼 다 먹는 경우에 식사도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점심은 가능한 만원의 행복(밖에 나가 인당 만원 미만으로 식사하기)을 하였습니다. 지금껏 하지 않았던 설거지, 청소, 쓰레기 분리수거는 무조건 제가 담당했습니다. 마지막, 아내의 일정을 존중하고 가능하면 만나는 장소까지 기사가 되어 주었습니다.

셋째, 뭔가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드는 일입니다. 앞만 보고 뛰던 사람에게 할 일이 없다는 점은 가장 힘든 일일 것입니다. 불러주는 사람도 없고, 과거에는 바빠서 문자나 메일을 보지 못하는 날도 많았는데, 이제는 하루 종일 메일과 문자 한 통이 없다면 충격일 것입니다. 안 오는 것에 실망하기 보다는 오도록 만드는게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탁구를 좋아해서 동네 탁구장에서 하루 2시간 보내고,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강의와 글 쓰기에 집중했습니다. 퇴직 후 4년 동안, 5권의 책을 집필했고, 사회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한경닷컴에 기고한 글만 335번째입니다. 1년에 100번 넘는 강의를 하게 되었고, 강의가 안되는 올 해는 중견기업 4곳의 컨설팅과 자문을 맡게 되는 감사할 일들이 생겼습니다.

퇴직이 암담하고 좌절만 주는 것이 아닌 한결 여유로운 생활이 되었기에, 정말 해 보고 싶었고 좋아하는 그 무엇을 찾아 즐기면 어떨까요?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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