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아래' 체코·중국전에 대해서도 "쉽게 보지 않고 준비"
"번트 스타일 아닌 호주 감독"…현미경 놓지 않은 이강철 감독
올해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57) 감독은 평소 세밀한 야구를 하는 지도자다.

전력 노출이 적은 국제대회 역시 만반의 준비와 함께 '4강 신화' 재현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감독은 16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WBC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호주 리그는 아시아권에 가까운 야구를 한다"고 말했다.

WBC 본선 1라운드에서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대결하는 우리나라는 조 2위에 들어야 8강에 진출한다.

3월 9일 열리는 대회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승리한다면 2009년 이후 14년 만의 WBC 1라운드 통과가 가까워진다.

호주 야구에 대한 철저한 전력분석을 위해 이달 초 직접 호주를 방문했던 이 감독은 "엔트리를 뽑은 걸 보면 알겠지만, 호주전에 대비해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를 뽑았다.

포수 양의지 선수가 그걸 알고 운영할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호주 대표팀 감독은 번트 스타일이 아닌 걸로 파악했다"고 말한 부분이 눈에 띈다.

"번트 스타일 아닌 호주 감독"…현미경 놓지 않은 이강철 감독
호주 야구대표팀 감독인 데이브 닐슨은 호주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시즌 동안 활약했고, 특히 마지막 해인 1999년은 타율 0.309에 21홈런, 62타점으로 호주인으로는 최초로 MLB 올스타에 뽑혔다.

그러나 닐슨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거액의 빅리그 계약을 포기했고, 2006년 1회 WBC까지 선수로 뛰다가 2018년 호주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 구절을 떠올리지 않아도,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경기는 시작된다.

이 감독이 땅볼을 유도하는 변화구 위주 투수를 대표팀에 대거 발탁한 것도 호주 대표팀의 공격적인 성향을 파악한 결과다.

이 감독은 "결론은 점수를 내야 이긴다.

막아놓고 가는 게 중요하다.

호주전은 총력전이라기보다는 최선의 카드를 다 쓰면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WBC는 승부치기가 10회부터 시작하는 것도 변수다.

6년 전에 열린 4회 대회까지는 승부치기 개시 이닝이 연장 11회였고, 주자도 1, 2루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연장 10회로 1이닝 당겨지고, 주자도 2루에만 둔다.

이 감독은 "(국제대회는) 좋은 투수가 나오니까 승부치기도 예상해야 한다.

주자 1, 2루가 아닌 무사 2루 한 명으로 바뀌니 그것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번트 스타일 아닌 호주 감독"…현미경 놓지 않은 이강철 감독
승부치기 때 주자가 1, 2루에 있다면 병살타를 노릴 수도 있지만, 2루에만 있다면 수비 위치 등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이 감독은 "수비 코치와 이야기하며 준비하고 있다.

토미 에드먼과 김하성이 잘해야 한다.

상대 타순에 따라 대비하는 방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대표팀의 WBC 1라운드 전략은 호주전에 반드시 승리하고, 일본전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남은 체코, 중국전에 승리하면 최소 3승 1패로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수 아래 전력인 체코, 중국을 상대로도 방심은 없다.

이 감독은 "체코와 중국도 가서 전력분석 하고 있다.

첫 경기와 다음 경기가 호주와 일본전이라 비중이 쏠린 거지, 체코와 중국도 어려운 팀이다.

단기전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하지 않고 매 경기 준비하겠다.

결코 쉬운 상대로 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