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켓 스승 포프 "황선우, 자유형 100m서 첫 50m 스피드는 올려야"
호주 명장이 본 황선우 "아름답게 물 타…영법은 펠프스와 비슷"
'호주 수영의 명장'이 '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9·강원도청)에게 "물 타는 것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자유형 50m 개인 최고기록을 자유형 100m의 첫 50m 구간에서도 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황선우는 대한수영연맹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목표로 꾸린 특별전략 육성 선수단에 이호준(대구광역시청), 김우민(강원도청), 이유연(한국체대)과 함께 포함돼 호주 멜버른에서 전지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국한 이들은 호주 출신 지도자 이안 포프(60)의 지도를 받고 있다.

멜버른수영클럽 총감독을 맡은 포프는 2000년 시드니·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호주 대표팀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지도자다.

특히 2000년대 초반 호주 자유형 장거리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세계적인 수영 스타 마이클 클림과 그랜트 해켓 등의 스승으로 잘 알려졌다.

약 3주 정도 한국 선수단을 지도한 포프 감독은 10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한국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에서 황선우의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호주 명장이 본 황선우 "아름답게 물 타…영법은 펠프스와 비슷"
포프 감독은 먼저 황선우에 대해 "기술적으로 아름답게 물을 잘 타고 발차기도 굉장히 강한 선수다"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클림과 해켓 같은 옛 제자들을 거론하면서 "황선우는 더 여유 있고, 편하게 수영하는 느낌"이라며 "힘들이는 것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중 동작과 스타트, 턴 등 세부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집중해서 지도하고 있다"고 그간의 훈련 내용도 소개했다.

기록 단축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새 기술을 습득하고 훈련량이 따르면 당연히 발전이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국제 경쟁력이 있는 수준의 기록을 내고 있어 지금처럼 하면 분명히 기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황선우가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선우의 영법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봤다.

황선우는 '로핑 영법'(loping stroke)을 구사한다.

한쪽 스트로크에 힘을 더 실어주는 비대칭 스트로크다.

황선우는 오른팔을 뻗을 때 힘을 더 싣는다.

포프 감독은 이에 대해 "세계적인 선수인 마이클 펠프스(미국·은퇴)와 비슷한 영법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이 스타일의 영법을 선호한다"면서 "(황선우의 주 종목인 자유형) 200m를 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적합한 영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 명장이 본 황선우 "아름답게 물 타…영법은 펠프스와 비슷"
황선우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역시 그의 주 종목 중 하나인 자유형 100m를 예로 들면서 첫 50m 구간의 스피드를 꼽았다.

포프 감독은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는 현재 전반 50m 구간은 다른 경쟁자들보다 1초 정도 느린 편이다"라고 지적하고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전반 50m 구간 기록을 보면 22초20 정도인데 이 기록은 황선우의 자유형 50m 최고기록과도 비슷하다.

후반은 강하게 잘 버티고 있는데 전반 50m 스피드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선우의 자유형 50m 최고기록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 남자 고등부에서 우승할 때 작성한 22초23이다.

황선우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한국 및 아시아 신기록을 세울 때 첫 50m 구간에서는 23초17을 기록한 바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연기됐지만, 이번 훈련 성과를 알아볼 수 있는 무대는 곧 마련된다.

다음 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는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다.

포프 감독은 "다른 경쟁 선수들의 기량을 알 수 없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황선우는 열심히 하고 있고 세부적으로 습득한 기술이 실전에서 나온다면 당연히 기록도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