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경기서 25이닝 동안 2실점에 평균자책점 0.72 쾌투
각성한 키움 안우진 "타자들이 편하겠다는 생각 들더라"
최근 성적으로만 보면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는 안우진(22·키움 히어로즈)이다.

안우진은 최근 4경기 선발 등판에서 25이닝을 던지는 동안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평균자책점 0.72를 기록했다.

이 기간 27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허용한 볼넷은 경기당 1개씩 4개에 불과했다.

엄청난 잠재력을 입증하며 전반기를 마친 안우진을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났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다.

점점 내용도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며 "후반기에도 좋은 페이스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우진은 배운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타자와 상대하는 요령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답했다.

안우진은 시즌 초반만 해도 공략하기 쉬운 투수였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유형이라고 결정구로 직구만 노리면 됐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투구 레퍼토리에 체인지업, 커브를 가미하면서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춘 타자들이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변화구에 잔상이 남은 타자들은 정작 노리던 직구가 들어와도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평균 시속 151.5㎞의 강속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했던 안우진은 완급조절에 눈을 뜬 이후 난공불락의 투수로 변모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중간 투수처럼 던졌다.

이렇게 하면 타자들이 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타자들을 힘들게 하려면 변화구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선발투수로 발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입단 초기부터 너무 말라서 선발투수로서 롱런하려면 살을 찌워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체 위주의 투구폼이라 다치기 쉽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안우진은 자신의 약점을 조금씩 보완해나가고 있다.

그는 "비시즌마다 체중이 1∼2㎏ 붙고 있어서 5∼6년 지나면 좋은 몸으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며 "투구폼도 좋은 메커니즘으로 던질 수 있도록 연습 중인데,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

한순간에 바뀔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안우진은 100구째에도 시속 150㎞ 이상을 너끈히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내가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100개로 잡고 100개를 일정하게 던질 수 있도록 몸을 컨트롤하는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는 경기 초반부터 힘을 많이 썼다.

3∼4회가 되면 지치는 게 느껴졌다.

이제는 욕심내지 않고 꾸준하게 던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후반기 목표를 묻자 선발 투수로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많이 하고 싶다.

전반기에는 조기 강판이 많았다.

항상 잘할 수 없겠지만 그런 경기를 최대한 줄이고 싶다"며 "최근 4경기 던진 것처럼 후반기에도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