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준, 6년 만에 2승 고지…KB금융 리브챔피언십 역전 우승(종합)
문경준(39)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6년 만에 2승 고지에 올랐다.

문경준은 30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뽑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쳐 3라운드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했다.

2015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지 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4천만원.
선두 서형석(24)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맞대결에 나선 문경준은 4번 홀(파4)버디로 역전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4∼6번 홀에서 버디 3개를 잇달아 잡아낸 서형석에 3타 차로 뒤졌다.

역전의 불씨는 8번 홀(파3)에서 지폈다.

문경준이 4m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그린을 놓친 서형석은 1.5m 파퍼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타차로 따라붙은 문경준은 13번 홀(파4)에서 서형석의 보기를 틈타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어진 14번 홀(파4)에서 문경준은 두 번째 샷을 홀 2m 옆에 떨궈 버디를 잡았고, 서형석은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뒤 4m 남짓 파퍼트마저 놓쳤다.

단숨에 2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문경준은 남은 4개 홀을 파로 잘 막아내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2007년 코리안투어에 발을 디딘 문경준은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테니스를 하다 대학 때 골프로 종목을 갈아탄 문경준은 늦은 만큼 많은 연습량으로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성실한 만큼 성적도 꾸준했다.

최근 7년 동안 일본에서 뛴 3년을 빼면 상금랭킹 20위 이내에 늘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에는 그린 적중률 1위에 올랐고 2019년에는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와 평균타수 1위를 꿰찼다.

하지만 첫 우승 이후 금세 나올 것 같던 두 번째 우승이 없어 애를 태웠다.

작년에는 3위를 두 번이나 했고, 2019년에는 준우승 한번을 포함해 5위 이내에만 다섯 번 들었다.

올해도 앞서 치른 3차례 대회에서 2차례 8위에 오르는 등 꾸준한 기량을 펼친 끝에 값진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문경준은 지난 3월 유러피언 프로골프투어 케냐 사바나 클래식 2라운드 7번 홀(파4·343야드)에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유러피언프로골프 사상 세 번째 '파4홀 홀인원'의 행운을 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경준은 "꿈을 꾸는 듯 하다 . (2년 전 타계한) 아버지가 계셨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여러번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시즌에는 다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제네시스 대상 1위 자격으로 받은 2020년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올해까지 연장된 문경준은 "하반기에 백신을 접종하고 유럽 무대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들 셋을 둔 '다둥이 아빠'인 문경준은 TV 우승 인터뷰에서 "얘들아, 아빠가 우승했다, 고기 먹자~"고 외쳤다.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며 3타를 줄인 함정우(27)가 1타차 2위(7언더파 209타)에 올랐다.

1, 2라운드 선두를 달려 대회 2연패를 기대했던 디펜딩 챔피언 서형석은 초반 버디 3개로 줄인 타수를 보기 3개로 잃어버려 공동 3위(6언더파 210타)에 만족해야 했다.

기대주 김주형(19)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6위(5언더파 211타)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