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고침'이 필요한 롯데 서준원, 표류하는 특급 유망주
독보적인 기대를 받으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서준원(21)은 3년 차인 올해 어디쯤 와있을까.

그 지점을 딱 잘라 제시하긴 어렵지만, 팀이 꿈꿨던 모습과 간극이 큰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준원은 올 시즌 1군에서 2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 중이다.

서준원은 18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0-5로 끌려간 7회초 2사 3루, 22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0-6으로 뒤진 3회초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모두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뒤였다.

선발로 쓰기에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처지고, 필승조로 쓰기에는 불안한 서준원의 애매한 현주소가 등판 상황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교롭게도 서준원이 올 시즌 처음 등판한 18일 삼성전에서 상대 선발로 나선 원태인은 그의 입단 동기다.

서준원과 원태인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롯데,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다.

원태인이 토종 투수로는 7년 만에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삼진을 기록하고 평균자책점 1위(1.00)에 등극한 그 날, 서준원은 패전 처리에 가까운 임무를 맡았다.

지명 당시만 해도 평가는 서준원이 훨씬 높았다.

경남고 2학년 때 벌써 태극마크를 달았고, 고교 최고 투수에게 주는 최동원상도 받았다.

서준원은 사이드암 투수로는 드물게 최고 152∼153㎞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진다.

150㎞를 넘나드는 속구의 파괴력,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을 갖춘 서준원은 '롯데의 미래'로 불리며 엄청난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5선발로 시작한 지난해 5∼6월만 해도 서준원은 이러한 기대치에 어느 정도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롯데 토종 선발 가운데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7월 무더위와 함께 부진이 시작됐다.

게다가 시즌 초반과 비교해 점점 후덕해진 모습으로 자기 관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서준원은 지난해 31경기에 등판해 107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 6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했다.

당시 프로 2년 차 선수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입단 첫해 평균자책점 5.47과 비교해 큰 개선은 없었다.

올해도 성장통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2일 두산전에서 서준원은 3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고 2실점 했다.

서준원은 제구가 정확한 편이 아니다.

변화구의 커맨드가 뛰어난 투수도 아니다.

빠른 직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이다.

그런데 불어난 체중과 더불어 공이 밋밋해지다 보니 경쟁력을 잃는 건 당연한 결과다.

턱선과 함께 잃어버린 자신감은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경기에서 볼넷 3개로 드러났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투수가 자기관리 실패 탓에 패전 처리조로 전락한 모습을 보고 싶어할 팬들은 없다.

서준원의 각성과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