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2차전 38점 폭발…"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허훈에 대한 수비"
PO 강의 시작한 '설교수' 설린저 "내게 신경전은 통하지 않아"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204㎝)가 플레이오프(PO)에서도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했다.

설린저는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2020-2021 프로농구 6강 PO 2차전에서 38점을 몰아넣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6개씩, 스틸 2개를 곁들여 안양 KGC인삼공사의 83-77 승리에 앞장섰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정규리그 269경기에 뛴 경력을 지닌 설린저는 지난달 인삼공사에 합류한 이후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닌다.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8경기 평균 27.6점, 12.3리바운드를 기록, KBL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이름값을 했다.

팬들에게서 농구를 잘한다는 의미로 '설교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그는 PO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처음으로 나선 PO 경기인 이틀 전 1차전에선 19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더니, 이날은 팀 득점의 절반가량을 홀로 책임지며 인삼공사를 4강 문턱으로 보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필요할 때 득점을 올려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유감없이 발휘하며 '교수님' 별명이 아깝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PO 강의 시작한 '설교수' 설린저 "내게 신경전은 통하지 않아"
2차전을 마치고 만난 설린저는 "PO에서 중요한 건 홈 어드밴티지를 사수하는 건데, 홈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아 기분이 좋다.

멋진 승리였다"며 기뻐했다.

김승기 감독은 "설린저가 1차전에는 '간을 보더니' 오늘은 철저히 자기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는데, 이에 대해 설린저는 "그런 건 아니다.

1차전에선 들어가야 할 슛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고, 오늘은 슛이 많이 들어갔다"며 웃었다.

정규리그의 맹활약 덕분에 상대 선수들도 이미 설린저의 위력을 잘 아는 터라 이번 PO에선 kt가 설린저를 어떻게 봉쇄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지만, 2차전까진 kt가 해법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때로 그를 막는 과정에서 거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설린저는 "제 성질을 최대한 돋우고 민감하게 만드는 게 kt의 계획이 아닐까 싶지만 제게 그런 건 통하지 않는다.

저는 많은 경험을 해 봤다"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오늘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허훈에 대한 트랩 수비 작전이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수비에 대해선 누구보다 꼼꼼한 김승기 감독에게서 "도움 수비는 물론 허훈의 3점 슛에 대한 체크, 제가 원하는 트랩 수비도 알아서 한다"는 칭찬을 들었을 정도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의 공헌이 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