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에서 맹활약…수베로 감독은 중용 의지
"축구선수가 꿈이었는데 아버지 설득으로 야구 시작…자랑스러운 아들 되겠다"
'시범경기 타율 6할' 백업포수 허관회 성장에 한화가 웃는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많이 봤다.

한화는 공격적인 세대교체,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운용 등 과감한 변화 속에 20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확실한 백업 포수도 얻었다.

고졸 3년 차 신인급 포수 허관회(21)가 주인공이다.

데뷔 후 1군 출전 경기가 단 한 경기에 불과한 무명 선수 허관회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허관회는 5차례 시범경기에서 주로 대수비, 대타로 나왔는데, 출전할 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펼쳤다.

그는 8타석 5타수 3안타 3볼넷 3타점 타율 0.600, 출루율 0.750, 장타율 0.800을 기록하며 코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방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1일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는 7회 최재훈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착용한 뒤 상대 팀 신민재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허관회의 이름을 언급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베로 감독은 최근 "1군 경기에서 포수 엔트리를 3명으로 늘릴 수 있다"며 허관회를 중용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전력 외 선수로 평가받던 허관회는 큰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그는 최근 통화에서 "이번 시범경기를 앞두고 포수 출신인 데럴 케네디 수석 코치, 김기남 배터리 코치 방을 찾아가서 송구 훈련과 관련해 많은 것을 여쭤봤다"며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고민했던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군 시범경기에 많이 출전해서 부모님이 좋아하셨는데, 올해엔 부모님이 많이 웃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허관회는 통화에서 유독 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는 "어릴 때 축구선수가 꿈이었는데, 아버지는 내 신체 조건상 축구보다는 야구를 하라며 의정부 리틀야구단에 등록해주셨다"며 "당시엔 속상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지의 결정으로 내 인생이 바뀐 거 같다"며 웃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는 경기 중 무릎을 심하게 다쳐서 3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는데, 그때도 아버지는 내게 큰 힘이 됐다"며 "의료 부자재 관련 일을 하시는 아버지는 바쁘신 가운데서도 많은 힘과 용기를 주신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