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택 "헤드 스피드 135마일 찍어…PGA도 진출할 것"
“300야드로는 안 통해요. 더 늘려야죠.”

두 달간의 태국 동계훈련을 마친 김홍택(26·사진)의 눈빛은 한층 또렷해졌다. 필드와 스크린골프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린 최초의 ‘하이브리드 챔피언’, 300야드를 쉽게 치는 슈퍼 장타자 등 화려한 수식어로 2018년을 장식한 그다.

하지만 그는 “멀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지난해 코리안투어(KPGA)를 우승 없이 상금순위 44위로 아쉽게 마무리한 그는 올해 무대를 바꿔 반전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홍택은 지난 1월 열린 아시안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16위로 통과해 올해부터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오가는 ‘셔틀맨’ 생활을 한다. 지난 7일 경기 포천의 포천힐스CC에서 만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목표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흥분한 듯했다.

“스크린으로 골프를 시작하면서부터 세운 목표를 지금까진 다 이뤘어요. 스크린골프 상금왕과 대상도 받았고, 지금도 믿겨지지 않지만 필드골프 챔피언에도 올랐고요. 이제 아시안투어를 뚫었으니까 미국 무대만 남았네요.”

두 달간의 전지훈련에서 중점적으로 끌어올린 부분은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에서 탄도와 스핀량을 조절해 홀에 붙이는 기술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게 스윙코치인 아버지 김성근 프로(포천힐스 골프아카데미 원장)의 평가다. 김홍택은 “잔디 종류와 결, 지형 상황 등에 따라 한 개의 클럽으로도 수십 가지 어프로치가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며 “해외 투어 Q스쿨을 경험하면서 2~3가지 기법으로만 대응한 예전의 모습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식이었는지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여전히 배고픈 것은 비거리다. 300야드는 쉽게 치는 그가 아시안투어 Q스쿨에서 겪은 일이다. 본선에서 동반 경기한 2명의 선수가 모두 자신보다 30m 이상 멀리 공을 날리며 Q스쿨에 합격했다. 이 일을 겪은 후 그는 ‘자다가도 일어나 푸시업을 할 정도’로 체력훈련에 매달렸다. 3종 세트(푸시업, 윗몸일으키기, 스쿼트) 하루 1000회가 기본이다.

다행인 건 전지훈련 도중 클럽헤드 스피드가 시속 135마일을 처음 찍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지훈련 때보다 3~4마일 늘었다. 세계 최고의 장타자로 불리는 캐머런 챔프(미국)의 이번 시즌 투어 평균이 129마일, 최고속도가 133마일 정도다. 물론 정식 대회에서 측정한 수치와 훈련스윙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 역시 가능성 확인에 의미를 둔다고 했다. 김홍택은 “안정적으로 평균 120마일 안팎을 찍어야 전장이 긴 해외 투어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4월 전까지 포천힐스에서 비거리를 좀 더 안정화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젠 핑계댈 게 없다”며 “올해는 장타맨이란 말과 쇼트게임 달인이란 소리를 다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