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 샷, 아이언 샷과 다르지 않아요…그립 1인치 짧게 잡으면 아이언 손맛"
‘가장 좋은 전략은 당신의 스윙을 믿는 것이다.’

골프계의 오랜 격언이다. 무념무상으로 연습하던 스윙을 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잡생각’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더하다 보면 스윙이 망가지기 일쑤다. 페어웨이 우드를 잡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많은 골퍼들이 가장 좋은 전략을 알고도 믿지 못한다.

너무 많은 우드 관련 조언

아마추어에게 치기 어렵기로 소문난 클럽답게 우드와 관련한 조언이 넘쳐난다. 공의 위치부터 백스윙 방법, 스윙 궤도, 피니시 동작 등 정보가 홍수를 이룬다. 그만큼 신경 쓸 것이 많은 클럽이면서 난도가 높은 클럽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클럽 길이가 짧고 로프트가 높을수록 다루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어웨이 우드 역시 일반 유틸리티보다 가벼우면서도 헤드 크기는 커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봤을 때 꼭 어렵다고만 할 수 없다. 지금은 은퇴한 김미현(42)은 짧은 비거리를 보완하기 위해 5개의 페어웨이 우드를 캐디백에 넣고 다녔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를 휩쓸고 있는 신지애(31)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할 때 3개의 우드와 1개의 유틸리티를 가방에 넣었고 아이언은 6번부터 사용했다. 정확히 다룰 줄만 안다면 아이언만큼이나 사용법이 쉬우면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페어웨이 우드다.

페어웨이 우드의 정확성이 유독 아마추어가 사용할 때 뚝 떨어지는 원인은 긴장감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땅이 평탄하고 방해 요소가 월등히 적은 스크린 골프에서도 우드샷을 피하는 골퍼들이 많은 이유 역시 비슷하다. 많은 이들이 우드를 잡아 10m를 더 보내려다 본전도 못 찾은 상황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대부분 긴 비거리를 내는 클럽을 잡은 만큼 세게 쳐 공을 멀리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리는 순간 평소 스윙 리듬을 잃게 된다. 페어웨이 우드 샷을 할 때 유독 ‘뒤땅’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페어웨이 우드를 칠 때 공의 위치나 스윙 템포 등 대부분 스윙 요소를 아이언 샷에 맞추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또 페어웨이 우드를 1인치(2.54cm) 정도 짧게 잡아 아이언을 쥐었을 때와 같은 손 감각을 느끼는 것도 샷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조희찬 기자
페어웨이 우드를 칠 때 공의 위치나 스윙 템포 등 대부분 스윙 요소를 아이언 샷에 맞추면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또 페어웨이 우드를 1인치(2.54cm) 정도 짧게 잡아 아이언을 쥐었을 때와 같은 손 감각을 느끼는 것도 샷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조희찬 기자
우드를 아이언처럼…뇌를 속여라

정현우 프로는 우드를 들었을 때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며 자신의 ‘뇌’를 속여보라고 권유했다. 우드로 스윙하면서도 몸과 머리가 아이언을 친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페어웨이 우드를 잡았을 때 모든 상황을 5번 아이언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다. 클럽 길이나 공 위치도 5번 아이언의 셋업 때와 동일하게 유지해 보라고 정 프로는 강조했다.

“우드 샷을 잘하고 싶다면 아이언 샷과 페어웨이 우드의 스윙이 다르다는 ‘생각의 경계’를 허물어야 합니다. 같은 스윙으로 모든 클럽을 다룰 수 있거든요. 우드를 1인치 정도 짧게 잡으면 5번 아이언을 잡고 있을 때의 안정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공은 오른손잡이 기준 발과 발 사이 중앙에서 공 반 개나 하나 정도 왼쪽으로 움직여 놓고요. 스위트스폿에 맞히기만 한다면 충분히 원하는 거리만큼 우드가 알아서 공을 보내줄 겁니다. 머릿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며 샷하는 방법도 평소 스윙 템포를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겁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