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높이 솟았다가 '뚝'…다운스윙 궤도가 가팔라져
헤드 윗부분 맞아 자주 발생…티높이 낮춰도 문제해결 안돼
오른발을 자신의 발 크기만큼
뒤로 빼는 셋업으로 바꾸면 완만한 '인-아웃' 스윙 쉬워져
한 번 나오면 동반자들의 비웃음거리가 되는 샷. 언제 나와도 힘 빠지는 그 샷. 이른바 ‘뽕샷’ 혹은 ‘수준 높은 샷’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팝업(Pop-Up)’ 샷이다. 스크린골프에선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최근에는 센서 기술이 진화하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미스샷도 기가 막히게 잡아내 아마추어 골퍼들을 고개 숙이게 한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찍어치기’가 원인
하늘로 높이 솟은 뒤 얼마 가지 않아 떨어지는 팝업 샷은 드라이버 다운스윙 궤도가 아이언처럼 가팔라질 때 자주 발생한다. 특히 공이 클럽헤드 페이스가 아니라 윗부분에 맞으면 더 많이 나온다. 드라이버 헤드 윗부분에 남겨진 티(tee) 자국만 봐도 그 골퍼가 얼마나 자주 팝업 샷을 치는지 알 수 있다.
팝업 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평소와 같은 힘, 같은 스피드로 스윙했는데도 공이 티잉 에어리어 바로 앞 해저드나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에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이다. 스핀양이 폭증하는 데다 바람에도 영향을 많이 받아 비거리가 턱없이 줄어들고 방향성도 나빠지기 때문이다.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팔로만 채를 휘두르는 1번홀 티박스나 체력이 방전된 경기 후반부에 특히 자주 발생해 분위기를 망치기 일쑤다.
팝업 샷을 방지하기 위해 응급조치로 티 높이를 낮추기도 한다. 원인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다. 정현우 프로(사진)는 “가파른 스윙 궤도는 클럽 헤드가 엎어진 상태에서 공을 맞히게 하는 확률을 높인다. 티 높이와는 큰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무게중심이 왼발로 쏠리고 오른쪽 어깨가 빨리 튀어나오는 이른바 ‘덤비는 샷’, 머리가 가만히 있지 않고 임팩트 순간에 공쪽으로 몸이 움직이는(스웨이) 경우에도 팝업 샷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아웃’ 스윙궤도로 바꿔라
팝업 샷은 특히 클럽 헤드가 지면을 향해 엎어진 상태에서 페이스까지 열릴 경우 더 심해진다. 클럽 헤드가 공의 아랫부분을 쓸거나 깎고 지나가 회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드라이버로 칠 때 나와야 하는 정상적인 샷, 올려치는 스윙(어퍼블로)이 나오기 힘들다.
정 프로는 가파른 스윙을 만드는 여러 원인 가운데 ‘아웃-인’ 스윙 궤도를 주범으로 꼽았다. 클럽 헤드가 정상적인 스윙 궤도에서 몸 바깥쪽으로 멀어졌다가 임팩트 후 몸 안쪽으로 들어오는 현상이다. 팝업 샷이 하필 슬라이스가 문제인 골퍼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이를 해소하는 우선적인 해법은 ‘아웃-인’ 스윙을 ‘인-아웃’ 스윙 궤도로 바꾸는 것이다. 정 프로는 오른발을 자신의 발 크기만큼 뒤로 빼는 셋업을 우선적으로 권했다. 그는 “평소 셋업에서 오른발만 뒤로 확실히 빼야 한다”며 “상체가 돌아가지 않고 평소와 같이 공, 타깃과 평행하게 정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몸까지 돌아가면 훅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발은 한 발만 뒤로 빼도 자연스럽게 인-아웃 스윙 궤도가 만들어집니다. 머리를 우측으로 살짝 기울이면 상향 타격 궤도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고요. 임팩트 때까지 공의 오른쪽 옆구리 부분을 쳐다보고 집중해도 하늘 높이 ‘붕’ 뜨는 샷을 상당 부분 잡을 수 있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