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마드리드·사진)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 조별리그 반환점을 돈 러시아월드컵에서 별 중의 별로 떠올랐다. 주심이 경기 도중 호날두에게 유니폼을 요구했다는 상대 선수의 증언이 흘러나올 정도다.

호날두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전에서 팀의 결승골을 책임지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르투갈이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기록한 네 골 모두 호날두가 넣었다. 이 덕분에 포르투갈은 승점 4를 얻어 안정적으로 16강행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호날두는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 통산 득점을 85골로 늘렸다. 이란의 축구 영웅 알리 다에이(109골)에 이어 이 부문 역대 2위로 올라섰다. 호날두는 “중요한 경기에서 내가 득점했고 팀이 승리했다”며 “우리는 승점 3을 얻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더 위로 올라가려면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고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호날두만은 못하지만 러시아 공격수 데니스 체리셰프(27·비야레알)는 개막전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두 골, 2차 이집트전에서 한 골을 뽑아내며 러시아월드컵 샛별로 떠오르고 있다. 우루과이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31·FC바르셀로나)도 21일 자신의 A매치 100번째인 사우디전에서 한 골을 뽑으며 1-0 승리를 견인하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반면 호날두와 함께 ‘스포트라이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던 경쟁자들은 잠잠하다. 브라질 공격수 네이마르(26·파리생제르맹)는 지난 18일 스위스와의 1차전에서 네 차례 슛을 하는 데 그쳤다. 스위스는 열 번이나 네이마르에게 반칙하며 그의 앞을 막아섰다. 경기 중 에이스가 실종되자 브라질은 1승이 확실하던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쳤다.

이집트를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끈 ‘파라오’ 무함마드 살라흐(26·리버풀)도 A조 2차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지만 팀의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16강행이 좌절된 것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