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이지현이 동료들에게 ‘꽃잎 세례’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한 이지현이 동료들에게 ‘꽃잎 세례’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무명’ 골퍼 이지현(21·문영그룹)이 역전승으로 생애 첫 승을 장식했다. 같은 소속사 선배이자 통산 2승의 강자인 조정민(23·문영그룹)을 마지막 홀에서 잡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인 이지현은 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446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2위 그룹인 조정민, 이예정(24) 등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이지현이 누구야?…무명 훌훌

이지현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그나마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한 게 2주일 전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국내 여자골프계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확실히 알리게 됐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첫날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하며 기세를 올린 이지현은 둘째날 이븐파를 치며 조정민에게 선두를 내줬다. 2타 차 공동 2위로 최종일을 맞은 그는 엎치락뒤치락 선두 경쟁을 펼치다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17번(파3), 18번 홀(파4)에서 침착하게 파를 지켜내 우승 토대를 쌓았다. 반면 이지현에게 공동선두를 내준 조정민은 마지막 홀에서 2온을 시켜놓고도 3퍼트 실수를 하는 바람에 연장 기회를 날렸다.

이지현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 나서기 전 스승인 허석호 프로(44)에게 아이언 샷과 퍼팅 레슨을 받는 등 막판까지 샷과 스윙 교정에 애를 썼다. 허 프로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8승을 올린 베테랑이다. 올해 일본투어를 접고 국내로 돌아와 레슨 전문 프로로 전향하면서 이지현과 인연을 맺었다.

키 175㎝의 장신을 활용해 장타를 날리는 이지현은 첫 승을 신고하기 전까지 샷이 좌우로 날리는 이른바 ‘와이파이 샷’으로 고생을 했다. 그러나 올해 드라이버 정확도를 높이면서 장타력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이지현은 KLPGA투어 장타부문 4위(262.33야드)에 올라 있다. 지난해 69위(75.25%)였던 페어웨이 적중률도 올해 82.31%로 21위로 끌어올렸다.

이지현은 “드라이버샷이 좋아지면서 아이언샷까지 살아난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며 “2, 3년가량 국내에서 실력을 쌓은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강자 최혜진 공동 2위 기염

아마추어 국가대표 최혜진(18·학산여고)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내는 맹활약으로 최종합계 9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쳐 눈길을 끌었다. 최혜진은 지난해 6월 세계아마추어여자골프팀챔피언십과 11월 폴로골프주니어클래식대회를 제패했다. 같은 1999년생 동갑내기인 성은정(18·영파여고)과 함께 아마추어 여자골프 최강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5년 4월 열린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차세대 에이스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다.

이천=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