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7언더파…"상품 없어 아쉽지만 우승 기회"

"지금까지 두 번 홀인원을 했는데 일이 잘 풀렸다.이번에도 내게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고 싶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박채윤(22·호반건설)은 실력에 비해 성적이 따라주지 않는 편이다.

첫날이나 둘째 날 좋은 성적을 내도 정작 순위가 갈리는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지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도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진 게 두 번이다.

첫날 65타를 친 것도 올해 세 번째다.

박채윤은 "마지막 날이면 이유도 없이 골프가 안 된다"고 말한다.

작년에는 심리 훈련을 받아봤지만 큰 효과가 없어서 올해부터는 아예 "혼자 이겨내자"며 중단했다.

이런 박채윤이 메이저대회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앞세워 생애 첫 우승에 도전장을 냈다.

박채윤은 8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6천578야드)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홀인원과 버디 5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채윤은 7번홀까지 16개홀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솎아내는 안정된 경기를 펼쳤다.

8번홀(파3·154야드)에서 박채윤은 7번 아이언으로 핀을 향해 티샷을 날렸다.

똑바로 날아간 볼은 홀 3m에 떨어져 구르더니 컵 속으로 사라졌다.

신바람이 난 박채윤은 9번홀(파4)에서 1m 버디를 보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박채윤은 "14살 때 첫 홀인원을 하고선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2부투어 2년차 때 두 번째 홀인원을 한 뒤 이듬해 KLPGA투어에 입성했다"면서 "홀인원을 할 때마다 좋은 일이 있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홀인원인데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리라 믿고 싶다"고 웃었다.

12번홀(파3)에는 K9 승용차, 16번홀(파3)에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홀인원 상품으로 걸려 있지만 8번홀에는 아무런 상품이 없다.

박채윤은 "상품이 없어 서운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지만 "한꺼번에 2타나 줄인 게 어디냐"면서 "우승 기회가 왔으니 잘 살려보겠다"고 덧붙였다.

아이언샷이 빼어나지만 쇼트 게임과 그린 플레이가 약점인 박채윤은 "무조건 그린에 볼을 올린다는 단순한 전략으로 임했다"면서 "내일이나 모레, 그리고 최종 라운드까지 우승이나 성적은 의식하지 않고 단순하게 코스를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